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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실리냐 동맹이냐… 기재부 출신 방위비 협상 대표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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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23~24일 하와이 2차 회의서 새 대표 첫 만남

이철희 “美제시 방위비 50억불 중 30억불이 새 항목”
한국일보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18일 서울 중구 주한 미국대사관저 앞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반대 시위를 벌이다 기습적으로 담벼락을 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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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제 관료 출신 한미 방위비(주한미군 주둔비) 분담 협상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가 데뷔전을 치른다. 미국의 요구 금액이 동맹관계를 훼손할 정도로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과 자칫 우리가 실리에 매몰돼 동맹 가치를 소홀히 다룰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외교부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의 체결을 위한 협상 제2차 회의가 23~24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개최된다고 18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은보 대사가 한국 측에서,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미국 측에서 각각 이번 회의에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이번 회의는 새 대표가 마주앉는 첫 자리다. 지난달 24~25일 서울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열린 첫 회의에는 10차 협상을 이끌던 장원삼 대사가 한국 대표로 참석했었다. 한미 모두 새 진용을 꾸린 만큼 이번 협의부터 본격 줄다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이 대폭 인상을 바라고 있는 터에 정 대사가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경제ㆍ예산 전문가여서 분담금 규모를 둘러싼 양측의 ‘밀고 당기기’가 치열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의 기본 인식은 미국의 기대치가 과하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이 돼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이런 인식이 반영돼 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 국정감사에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 요구 규모가 50억달러(약 6조원)에 달한다는 관측을 전하며 이 가운데 30억달러가 전략 자산(무기) 전개 비용이나 주한미군 군무원ㆍ가족 지원 비용 등 기존 협정상 분담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동맹 범위를 넘는 것이자 협정 위반”이라는 게 그의 비판이다.

그러나 금액에만 집착하다 소탐대실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지금 나오는 50억달러든지 이런 액수는 확정된 게 아니다”라면서도 “큰 틀에서 한미동맹이 지속적으로 상호 윈윈(win-win)하게 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협상이 잘될 수 있도록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외교관은 “정 대사가 주고받는 외교 협상이라는 사실보다 미국의 갑질이라는 국내 여론을 더 의식해 금전적 이익만 추구할 경우 동맹이라는 가치를 도외시하는 것처럼 비칠 소지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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