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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외국계 투자은행들, DLS 수수료 77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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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상품을 설계한 JP모건 등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77억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우리·KEB하나은행에서 판매된 해외 금리 연계 DLS 7950억원어치에 대해 미국 JP모건과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등 외국계 투자 은행들이 받아간 수수료는 총 77억1700만원이었다.

조선비즈

윤석헌 “DLS는 도박… 금융회사들 책임져야” - 2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은성수(오른쪽) 금융위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은 위원장 옆에 앉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원금 전액 손실 사태가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에 대해 “일종의 갬블(도박)을 이 사람들(금융회사)이 만든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 금융회사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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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S 설계·판매 과정에 관여한 국내 금융사들도 37억원의 수수료를 수취했다. 해당 DLS를 판매한 우리은행은 12억원, 하나은행은 10억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하나금융투자·IBK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 증권사는 9억7200만원, 교보악사·HDC·유경PSG 등 자산운용사 10곳은 운용 보수로 총 5억51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투자자들 중 일부는 원금 전액을 손실 본 경우도 있었는데, 상품을 설계한 금융사들은 위험 없이 수수료만 받아간 셈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먼저 국내 증권사에 DLS 상품을 제안하고, 이를 받아들인 증권사가 은행에 상품을 소개하면 은행은 증권사와 협의해서 수익률·만기 등을 정한다. 은행이 국내 자산운용사를 지정해 증권사에 통보하면 증권사의 지시로 운용사가 해당 DLS가 담긴 펀드를 만들어 은행에 제공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는 손실에 대비해 외국계 IB와 헤지(위험 회피) 계약을 체결했고 외국계 IB는 증권사의 손실 위험을 떠안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다. 외국계 IB 역시 해외 파생 거래 시장에서 상품에 대한 헤지 거래를 했다. 이 상품 설계와 판매에 관여한 모든 금융사는 리스크 헤지를 통해 금리 등락과 관계없이 수수료 수익을 얻은 것이다. 제 의원은 "개인에게 팔리는 원금 손실 상품에 대해 설계부터 판매 과정까지 근본적인 제도 개선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석 기자(cogi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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