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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개인 폰까지 고등어축제 홍보에…갈 길 먼 ‘워라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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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부산 서구가 오는 25일 ‘제12회 부산고등어축제’ 개막을 앞두고 관내 공무원들의 개인 휴대폰 통화연결음을 축제 홍보에 단체로 동원해 잡음이 일고 있다.

구는 각 동이나 부서별로 본인 동의를 받은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동의 확인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개인정보 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과 사의 경계가 모호한 업무 특성을 내세워 개인 휴대폰까지 구정 홍보에 활용하는 것은 올해 들어 부쩍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는 부산시의 정책 기조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서구지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서구 공무원들은 개인 휴대폰을 통해 일제히 통화연결음 서비스에 가입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 즉시 자신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보니 “싱싱해요 고등어, 함께해요 부산 송도”라는 내용의 고등어축제 홍보 문구가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전화 수신 시 통화연결음으로 기업 홍보 멘트나 로고송 등을 전달하는 일종의 B2B용 컬러링 서비스로, 회사나 단체가 손쉽게 다수 휴대전화 회선을 일괄 설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비즈링’이 대표적이다.

비즈링은 통상 법인 명의 휴대폰이나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지급한 휴대폰을 적극 활용한다. 문제는 회사가 업무용이 아닌 개인 휴대폰에까지 비즈링 설정을 강요하는 경우다. 비즈링은 엄밀히 통신사 부가서비스인 만큼 개인정보 활용 및 서비스 이용 동의 여부 확인이 필수적이다. 회사는 공식적으로 업무 연관성을 따져 권고 형태로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받는다고 하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참여 여부가 뻔히 드러나는 상황에서 거절 의사를 내비치기 쉽지 않아 반강제로 가입하는 것이나 다를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지난 18일 서구지부 참여마당 자유게시판에는 “내 휴대폰이 내 동의와 인증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통화연결음 서비스에 가입됐다는 문자가 왔다. 개인정보 유출 아닌가? 아침부터 매우 불쾌하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의견이 올라온 데 이어 지금까지 노조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 노조원은 “우리 부서는 직원들한테 알리고 동의하지 않은 사람 빼고 명단을 줬다”고 한 반면, 다른 노조원은 “우리 부서는 본인 확인 안 받았다”며 엇갈린 진술을 내놨다. “내 개인 자동차에 구청 축제 문구 로고 자기들 맘대로 새긴거나 마찬가지”라는 반응을 보인 노조원도 있었다.

실제 일부 동과 부서에서는 그룹웨어 쪽지를 통해 비즈링 가입 협조 공문을 공유하면서 본인 명의 휴대폰이 아니거나 개인이 직접 거절 의사를 표시한 경우가 아니면 가입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고 직원 명단을 일괄적으로 넘기는 등 절차를 간소화해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 문화관광과 공보담당자는 이와 관련 “한정된 예산 안에서 효과적인 홍보 수단을 강구하면서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올해 처음으로 통화연결음을 이용한 홍보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며 “협조 요청 과정에서 일부 전달이 매끄럽지 않아 생소한 통화연결음에 당황하거나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 경우 요청 시 서비스를 해지토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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