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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인간과 나머지를 나누는 경계는 무엇일까…영화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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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경계선'
[조이앤시네마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경계선'은 그 내용 소개와 포스터만으로는 어떤 영화인지 종잡을 수 없다. 북유럽의 상상력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궁금하게 만든다.

스웨덴 출입국사무소 세관 직인 티나(에바 멜란데르)는 남들과는 다른 외모다. 그런 그에게는 후각으로 남들의 감정을 읽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티나는 코를 벌름거리며 세관에서 수상한 자들을 냄새로 알아낸다. 그리고 후각으로 범죄자를 쫓는 아동성범죄 관련 사건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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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조이앤시네마 제공]



티나는 차갑고 딱딱한 세관과는 대비되는 신비로운 숲속 집에 산다. 같이 사는 롤랜드(요르겐 토르손)를 비롯해 다른 사람과는 어울리지 못하는 그는 숲속에서 동물들과 교감한다. 그리고 가끔 치매 때문에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를 찾아뵙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티나 앞에 애벌레를 갖고 다니는 수상한 남자 보레(에로 밀로노프)가 나타난다. 티나는 그에게서 강렬한 냄새를 맡고는 끌리게 되고, 몸의 흉터 등 자신과 외모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에는 수많은 경계선이 등장한다. 집 안과 집 밖, 인간 세상과 숲속. 티나가 일하는 출입국사무소는 내부(국내)와 외부(국외)를 나누는 가장 큰 경계선 중 하나다.

그리고 신화와 상상력을 빌려 이 경계선을 차례차례 무너뜨린다. 인간과 그 밖 존재들의 경계, 남성과 여성의 경계가 무너진다. 후반부에 가서는 보레의 행동을 통해 인간과 인간이 아닌 자들의 경계를 또 다른 방식으로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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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조이앤시네마 제공]



신화를 빌려오긴 했지만, 인간과는 다른 티나와 보레는 주류와 비주류, 다수와 소수, 내부인과 외부인을 나타내는 은유다. 남들과 다른 외모를 "염색체 이상"이라고 설명하는 티나를 통해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이야기한다. 다소 충격적인 장면과 금기를 건드리는 설정의 기이함을 통해 실재하는 경계선을 돌아보고 질문하게 만든다.

이란 출신으로 스웨덴에서 사는 이민자인 알리 아바시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이 반영됐을 것이라 추정하기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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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조이앤시네마 제공]



티나와 보레의 독특한 외모는 특수 분장을 통해 완성됐다. 두 사람의 외모야말로 경계선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장치다. 영화 '렛 미 인'(2010)의 원작 소설 작가이자 각본가인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동명 단편 소설을 영화화했다. 제71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받았으며 제91회 아카데미시상식 분장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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