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9 (월)

위정현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는 게임산업 마이너스 요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전 참여는 과거 한국 재벌이 보여줬던 문어발식 확장과 유사하며 이는 한국 게임산업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지난 2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려 이같이 주장했다.

조선비즈

페이스북 캡처



위 교수는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에 대해 게임업계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이는 올 초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의 지분 매각 시도에 이어 게임산업을 이탈하려는 또 하나의 시그널로 간주되고 있다"며 글을 시작했다.

위 교수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웅진코웨이 인수 시도는 자신의 리더십을 확립하려는 시도로 봤다. 방 의장이 지난 2016년 밝혔던 "2020년 연매출 5조원 달성과 글로벌 게임 메이저 톱5 진입을 이뤄내겠다"는 약속이 올해 초 넥슨 인수가 불발되면서 실현 불가능해졌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위 교수는 이와 관련해 "(방 의장은) 적어도 그 두개의 약속 중 하나의 실현을 통해 자신의 리더십을 확립하기 위해 ‘매출 5조’는 지키고 ‘글로벌 게임 탑5 진입’은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넷마블의 구독경제의 글로벌 진출 명분도 약하다고 지적했다. 위 교수는 "구독경제보다 훨씬 글로벌화가 용이한 차량공유경제나 숙박공유 같은 업종에서도 한국은 해외로 나가지 못하고 있거나 고전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아무리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결합시킨다고 해도 웅진코웨이 같은 구독경제가 한국을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또 넷마블이 과거 한국 재벌의 비관련 다각화와 유사한 확장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웅진코웨이가 국내 정수기 시장점유율 40%에 달하는 과점적 지배자라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라며 "넷마블은 과점적 시장지배력을 중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카카오나 네이버가 자신의 핵심역량을 축으로 관련 다각화를 보이는 것과 다른 패턴"이라고 덧붙였다.

위 교수는 한국 게임을 이끌고 온 주요 3사(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가 모두 동요하고 있으며 게임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방 의장이 넥슨 인수전에 참여하는 동안은 게임산업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고 판단되지만 넥슨 매각 철회와 중국 판호 발급 이슈, 주 52시간 근무 등 내외적 악재로 게임산업에 대한 성장 기대를 접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넷마블이 웅진코웨이에 이어 유사한 패턴의 인수를 시도한다면 넷마블은 게임회사가 아니라 ‘구독경제 그룹’이 될 수도, 제3의 그룹이 될 수도 있다"면서 "한국 게임산업의 혁신적 리더들은 게임 불모의 땅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이라는 놀라운 혁신을 만들어냈는데 이제 다시 그런 혁신을 만들어 내기 위해 리더들이 노력해야 하지 않는가"라며 글을 끝맺었다.

이정민 기자(jay@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