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지난 2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려 이같이 주장했다.
페이스북 캡처 |
위 교수는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에 대해 게임업계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이는 올 초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의 지분 매각 시도에 이어 게임산업을 이탈하려는 또 하나의 시그널로 간주되고 있다"며 글을 시작했다.
위 교수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웅진코웨이 인수 시도는 자신의 리더십을 확립하려는 시도로 봤다. 방 의장이 지난 2016년 밝혔던 "2020년 연매출 5조원 달성과 글로벌 게임 메이저 톱5 진입을 이뤄내겠다"는 약속이 올해 초 넥슨 인수가 불발되면서 실현 불가능해졌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위 교수는 이와 관련해 "(방 의장은) 적어도 그 두개의 약속 중 하나의 실현을 통해 자신의 리더십을 확립하기 위해 ‘매출 5조’는 지키고 ‘글로벌 게임 탑5 진입’은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넷마블의 구독경제의 글로벌 진출 명분도 약하다고 지적했다. 위 교수는 "구독경제보다 훨씬 글로벌화가 용이한 차량공유경제나 숙박공유 같은 업종에서도 한국은 해외로 나가지 못하고 있거나 고전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아무리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결합시킨다고 해도 웅진코웨이 같은 구독경제가 한국을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또 넷마블이 과거 한국 재벌의 비관련 다각화와 유사한 확장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웅진코웨이가 국내 정수기 시장점유율 40%에 달하는 과점적 지배자라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라며 "넷마블은 과점적 시장지배력을 중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카카오나 네이버가 자신의 핵심역량을 축으로 관련 다각화를 보이는 것과 다른 패턴"이라고 덧붙였다.
위 교수는 한국 게임을 이끌고 온 주요 3사(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가 모두 동요하고 있으며 게임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방 의장이 넥슨 인수전에 참여하는 동안은 게임산업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고 판단되지만 넥슨 매각 철회와 중국 판호 발급 이슈, 주 52시간 근무 등 내외적 악재로 게임산업에 대한 성장 기대를 접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넷마블이 웅진코웨이에 이어 유사한 패턴의 인수를 시도한다면 넷마블은 게임회사가 아니라 ‘구독경제 그룹’이 될 수도, 제3의 그룹이 될 수도 있다"면서 "한국 게임산업의 혁신적 리더들은 게임 불모의 땅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이라는 놀라운 혁신을 만들어냈는데 이제 다시 그런 혁신을 만들어 내기 위해 리더들이 노력해야 하지 않는가"라며 글을 끝맺었다.
이정민 기자(j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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