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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김정은, 오바마 전화 11번 퇴짜"…또 '거짓말' 논란 휩싸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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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각료회의서 "오바마, 김정은에 11번 통화시도" 주장

CNN·WP 등 美언론들 "명백한 근거 없는 주장" 반박

오바마 참모들도 "트럼프, 완전한 망상…무섭다" 지적

외교성과 포장 과정서 '과장화법'…허위주장으로 이어져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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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버락 오바마(사진 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의 전화를 11번이나 거절했다는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자신의 대북(對北) 관여정책을 외교·안보 분야의 성과로 포장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특유의 ‘과장화법’이 ‘허위주장’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문제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21일) 백악관에서 주재한 각료회의 직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터키 등 외교·안보 문제를 열거하던 도중 불쑥 북한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말해줄 게 있다. 만일 그들(민주당)과 똑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라면 여러분은 지금 북한과 큰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은 그것(전쟁)에 대해 그리 많이 듣지 않지만, 그것은 일어날 수 있다. 누가 알겠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김 위원장을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잘 지낸다”며 “나는 그를 존중하고 그도 나를 존중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인 오바마 전 대통령을 언급, “오바마는 나에게 ‘북한이 가장 큰 문제이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결국 전쟁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며 “이에 나는 오바마에게 ‘그(김 위원장)와 통화를 해봤느냐’고 물었는데, ‘노’(No)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오바마는) 11번의 통화를 시도했지만, 반대편의 그 신사(김 위원장)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존중이 부족했다”며 “그(김 위원장)는 내 전화는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反) 트럼프 매체인 CNN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명백한 근거가 없다”며 해당 발언으로 거짓말로 규정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을 지낸 수전 라이스는 트위터에 “이건 완전한 날조”라며 “트럼프는 완전히 망상에 빠져 있고, 무섭다”고 썼다고 CNN은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NSC 대변인이었던 벤 로즈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는)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건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WP는 문제의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사실 여부를 따지는 기사에서 “지난 7월 우리는 이와 비슷한 주장에 대해 4개의 피노키오를 줬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어했으나 김 위원장이 ‘노(No)’라고 했다”며 “여러 번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따져보고 거짓말의 상징인 피노키오를 하나씩 부여한다. 피노키오 4개는 과장이나 호도 수준이 아닌 ‘거짓말’이라는 게 WP의 설명이다. WP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전화통화를 시도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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