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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초저금리에 다 망할 판”..운용자산수익률 3.09% '역대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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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저 수익률…위기의 보험사

이데일리

(그래픽=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앞으로 초저금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잠이 안옵니다.” 최근 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는 초저금리에 따른 보험사 경영이 시계제로에 처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1.25%로 떨어지면서 운용자산수익률도 덩달아 추락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보험가입률이 98%에 이를 정도로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저성장·고령화 등으로 성장 동력을 상실한 것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 최근 보험사 매물이 쌓이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5개 생명보험회사의 6월말 기준 평균 운용자산수익률은 3.09%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내 생보사의 평균 운용자산수익률은 2011년 말 5.01%에서 2015년 말 3.86%로 낮아졌고 또다시 4년 만에 3%대 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미 일부 보험사의 경우 2%대로 떨어졌다. 국내 보험사들은 국고채 등 채권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을 하는 만큼 금리 하락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다.

저금리의 가장 큰 문제는 역마진이다. 특히 2000년대 초반까지 연 5%이상의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저축성보험을 대거 판매했던 생보사들이 최근 금리가 떨어지면서 역마진에 시달리고 있다. 527조원이 넘는 보험사 부채의 평균 부담이율은 2017년 기준 4.4%에 달한다. 이중 금리확정형 부채는 223조원으로 평균 부담이율은 6.1% 수준이다.

이러한 여파 등으로 올 상반기 국내 생보사 전체 당기순이익은 2조1283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 대비 1조원 이상 줄었다. 보험사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와 시장 포화, 경기 부진 등으로 핵심 영역인 보험사업의 손실이 커지는 가운데 저금리 여파로 투자 부문에서도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도 부담이다. 새로운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대규모 증자와 함께 책임준비금을 더 쌓아야 한다. 벌어들이는 돈은 갈수록 줄고 있는데 곳간은 줄줄이 새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대대적인 보험사 구조조정 얘기마저 나온다. 실제 과거 일본에서도 저금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보험회사가 줄도산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본보다 오히려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며 “보험료 자율화 및 해외투자 규제 완화 등 보험사 운신의 폭을 넓혀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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