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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민영화 17주년에도 '외풍'에 떠는 KT…'왕좌의 게임' 막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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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 선임 레이스 핵심 변수, 외부공모 23일부터 시작

참여정부 장관들, KT출신 OB멤버 등 벌써부터 하마평…정권 '입김' 어디로?

뉴스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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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올해 상반기 기준 계열사 42개에 전체 직원수만 6만명이 넘는 '통신공룡' KT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를 가리는 '왕좌의 게임'이 본격 막을 올린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23일부터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사외 회장 후보자군 구성을 위해 공개모집과 전문기관 추천 접수에 나선다.

이번 외부공모는 황창규 회장의 임기만료를 1년가량 앞둔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차기 회장 선임 레이스'에서 사내후보군 물색에 이은 핵심 절차다.

특히 KT는 민영화된 지 17년이 넘었지만 '주인없는 회사'라는 특성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풍'에 시달린터라 외부공모는 차기 회장 선임 레이스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지난 21일 KT가 외부공모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벌써부터 '하마평'이 무성한 이유다.

실제로 'KT맨' 출신인 이용경 사장과 남중수 사장 이후 2009년 이석채 회장, 2013년 황창규 회장까지 연이어 외부 출신이 CEO직을 꿰찼다.

외부공모에 도전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현 정권의 '입김'이 어디로 향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노준형(65) 전 정보통신부 장관, 유영환(62) 전 정보통신부 장관, 정동채(69)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 참여정부 시절 고위관료들이 대거 물망에 오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 정권의 코드맞추기 인사의 1순위 후보로 참여정부 시절 '올드보이'가 꼽히는 셈이다.

노 전 장관과 유 전 장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측에선 '전자정부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ICT 강국'을 구현한 참여정부의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기에 전문성과 리더십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전직 장관들이 KT 회장 후보에 거론되는 것 자체가 현 KT의 인사시스템을 부정하고 과거처럼 '외풍 논란'을 재현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장관 중 한 명이 KT 회장이 될 경우, 만약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된다면 이들 또한 의혹의 실체와는 별개로 검·경의 수사에 불려다니거나 퇴진 압박을 받는 등 CEO 흔들기가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KT CEO들이 유독 불명예 퇴진이나 검경의 수사를 받는 등 잔혹사가 많았던 것은 취임 때부터 정권의 외압에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IT 분야 경력이 아예 없는 정 전 장관의 경우 현 문재인 정부 고위관료가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와 '낙하산'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KT 출신으로 타 유관 산업에서도 여전한 경영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KT OB 출신'들도 외부 공모 후보자로 거론된다.

OB 중 가장 유력하게 나오는 인물은 KT 사장과 종합기술원장을 역임하고 올 초까지 포스코ICT 사장을 지낸 최두환(65) 포스코ICT 사내이사와 KT사업본부장(전무)을 지내고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을 거쳐 현재 삼성SDS를 이끌고 있는 홍원표(59) 삼성SDS 사장이다.

이석채 전 회장 시절 KT 개인고객부문장(사장)을 역임했으며 '아이폰'을 국내에 들여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개화시키는데 기여한 표현명(60) 전 롯데렌탈 사장도 주요 후보로 꼽힌다. 표 사장은 이 전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으며 불명예 퇴진한 이후 KT의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KT 그룹을 이끈 경험도 있다.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 김태호 전 KT IT기획 실장도 거론된다.

현 KT 임원 중에는 구현모(55)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과 오성목(59) 네트워크부문장(사장), 이동면(57) 미디어플랫폼 부문장(사장)과 박윤영(57)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이 물망에 오른다.

사장단 3명은 인선 초기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근 박 부사장이 이사회 면접에서 기업부문 실적 등을 끌어올린 비결과 KT의 비전 제시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외압에도 KT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황 회장은 민주적인 '권력 이양'을 위해 지배구조개선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KT는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해 '최고경영자(CEO)추천위원회' 대신 '지배구조위원회'와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 절차를 세분화했다. 정관 개정 전에는 CEO추천위원회에서 3배수로 압축한 인물에 대해 이사회가 평가하고 주주총회를 거치는 단계를 밟았다면 차기 회장 선임부터는 지배구조위원회의 사내외 평가와 회장후보심사위원회의 최종 평가, 이사회, 주주총회까지 총 4단계로 단계화했다.

지배구조위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지낸 김대유 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노무현 대통령 정무특보였던 이강철 이사, 김종구 이사회 의장, 장석권 한양대 교수 등 사외이사 4명과 김인회 KT 사장(사내이사)으로 구성됐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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