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중소·지방 회계법인-휴업 회계사 '매칭'…성과는 '글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 2월 결산 앞두고 매칭, 이번엔 중간감사 앞두고

외부감사법 개정·주 52시간제에 높아진 회계사 몸값

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인력난을 겪는 중소·지방 회계법인과 '회계 예비군'인 휴업 공인회계사를 연결하기 위한 한국공인회계사회(이하 한공회)의 매칭(matching) 작업이 최근 이뤄졌다. 이번이 2번째 매칭인데, 높아진 회계사 몸값 등으로 인해 성과가 좋지 않아 앞으로도 매칭이 계속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23일 한공회와 회계업계에 따르면 9월 중 52명의 휴업 회계사가 중소·지방 회계법인과의 매칭을 원했고, 이 중 33명(63.5%)이 회계법인들과 연결됐다. 나머지 19명(36.5%)은 회계법인이 원하는 조건에 맞지 않아 매칭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공회의 매칭은 회계사 수가 적은 중소 회계법인과 취업을 원하는 휴업 회계사를 이어주기 위한 조치이다. 현재까지 모두 2차례 매칭이 이뤄졌는데, 기업 감사보고서 작성 등으로 회계법인들의 업무량이 폭증하는 결산(1~3월)·중간(10월) 회계감사 시즌을 앞두고 각각 1차례씩 진행됐다.

이날 기준 한공회에 등록된 회계사는 모두 2만1400여명으로 이 중 휴업 회계사는 7450명(34.8%)으로 집계됐다. 휴업 회계사는 금융당국·감사원 등 정부 또는 증권사 등 기업, 일반회사에 속한 이들로, 회계사의 고유 업무를 하지 않는 회계사를 말한다.

첫번째 매칭인 지난 2월에는 회계사 50여명이 매칭을 원해 이 중 30여명이 회계법인과 연결됐고, 이 중 일부가 취업 조건 협의 후 회계법인에 최종 채용됐다. 반면 이번에 매칭된 33명이 회계법인들과 실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은 아직 1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한다.

회계감사 품질을 높이기 위한 외부감사법 개정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최근 회계사의 몸값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중소·지방 회계법인이 요구하는 급여, 근무기간, 업무형태 등에 만족하지 않는 회계사가 많아져 실제 계약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계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 회계법인에서도 회계사에 대한 수요가 있지만, 회계사들이 안 가려고 한다"며 "서로 원하는 게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소 회계법인은 늘 일손이 부족하지만, 회계사들은 대부분 풀타임이 아닌 파트타임 근무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런 탓에 한공회는 2번째 매칭 결과를 추적 관찰한 후 앞으로 매칭 작업을 이어갈지 판단할 계획이다. 회계업계 일각에서는 중소 회계법인과 지방 회계법인의 만성화된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의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pej86@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