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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폐기물·쓰레기 몰래 투기로 몸살 앓는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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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와의 전쟁’ 선포

경향신문

지난 21일 오후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의 폐업 리조트 주변에 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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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자들 처리 비용 비싸지자

타 지역에서 몰래 갖다 버려

올 불법투기 276건으로 급증

시, 감시반 운영·포상금 지급

‘마을 지킴이’ 결성 순찰 활동


지난 21일 영업난으로 수년 동안 방치된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의 한 리조트. 건물 뒤편에 들어서자 성인 키 높이만큼 쌓여있는 쓰레기더미가 나타났다. 누군가 먹다 버린 맥주 캔과 막걸리 병, 냉장고, 침대 매트리스, 폐비닐 등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날벌레들이 쉴 새 없이 날라 다녔고, 악취도 풍겼다. 재활용업체 상호가 적힌 1t 트럭을 운전하던 남성은 “충주국유림관리사무소 용역을 받아 며칠째 리조트 주변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리조트는 부지 면적 65만8000㎡에 6개의 슬로프를 갖춘 스키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운영을 중단했다. 겨울마다 7만여명이 찾아 수안보에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효자 노릇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운영 중단 후 리조트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도시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수안보의 한 주민은 “수년 전 스키장과 리조트가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기 시작했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쓰레기가 마을 분위기를 망쳐놓고 있다”고 말했다.

충주에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이달 초 중앙탑면에 200t의 쓰레기가 버려졌고, 지난달에는 한 폐기물 처리업자가 동량면 폐리조트에 건설폐기물을 버리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충주시에 따르면 23일 현재 16건의 폐기물 불법투기 민원이 접수됐다. 생활쓰레기 투기 민원은 260건이나 된다. 충주지역 폐기물·생활쓰레기 불법투기 민원은 매년 10여건 정도였지만 올해부터 민원이 훌쩍 늘어났다. 폐기물 처리비용이 비싸진 데다 중국과 필리핀 등 국내 쓰레기를 처리하던 국가들이 이를 거절하면서 불법투기가 급증했다는 것이 충주시 설명이다. 충주시 관계자는 “교통이 편리하다는 이점 때문에 타 지역 쓰레기 처리업자들이 주로 공휴일에 폐기물을 싣고 충주로 와 버리고 간다”고 말했다.

쓰레기 불법투기 문제가 심각해지자 지난 7월 충주시는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자율방재단, 산불감시원, 드론동호회로 구성된 불법 투기 감시반을 운영 중이다. 지난 8월 충주 읍·면 지역 337개 마을 주민들은 ‘우리 마을 지킴이’를 결성했다.

이들은 주기적으로 마을을 순찰하며 불법투기를 막고 있다. 동량면 하천리 우리 마을지킴이는 지난달 7일 산업폐기물 100여t을 마을에 있는 폐리조트에 버리려던 일당을 잡아내기도 했다.

충주시 관계자는 “우리 마을 지킴이들은 발족 이후 7건, 400t의 산업폐기물 투기를 막는 성과를 올렸다”며 “한정된 인원으로 단속하는 데 한계가 있었는데 지역 주민들의 활동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천리 우리 마을지킴이 대장 이모씨(62)는 “주민들의 힘으로 불법투기를 막아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깨끗한 마을을 유지하기 위해 순찰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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