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CFO가 1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 심리에 출석하기 위해 전자발찌를 차고 자택을 나서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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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중국 금융시장에서 60억위안(1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자금조달에 나선 가운데 이중 절반인 30억위안 규모의 채권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화웨이는 미중무역전쟁의 여파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데 갈등이 장기화됐을 경우에 대비한 자금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24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23일 30억위안 규모의 '19화웨이 MTN001' 중기채의 발행을 마쳤다. 만기가 3년인 이 채권은 표면금리 3.48%, 전장구매배수(全场认购倍数) 3.08배, 한계배수(边际倍数) 35.5배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선 표면금리 3.48%는 중국 중앙기업 채권과 유사한 수준이거나 심지어 일부 국유기업보다 낮은 수준이다. 적어도 시장에서는 화웨이를 AAA급 중앙채권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한 셈이다.
전장구매배수는 입찰규모와 예정발행규모의 비를 의미한다. 전장구매배수 3.08은 화웨이의 중기채권이 시장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한 채권매니저는 "일반적으로 전장구매배수가 2배 이상이면 보통 양질의 채권이라 판단하는데 3배가 넘는다는 것은 시장에서의 인기가 매우 높다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대부분 은행과 대규모 펀드 등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계배수는 입찰규모와 낙찰규모의 비를 뜻한다. 한 은행금융시장팀 투자매니저는 "화웨이의 한계배수가 비교적 높은데 이는 결국 투자자와 화웨이의 발행금리 컨센서스가 일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차이신에 따르면 화웨이의 이번 채권의 브로커리지(수수료) 비용은 0.2%이하로, 채권 발행비용이 4%미만으로 추정된다. 화웨이의 창업자 렌정페이(任正非) 화장은 "화웨이가 채권을 발행한다면 국내(중국) 채권발행은 비용이 비교적 낮아 자금조달 비용이 4%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과 부합한다는 평가다.
과거 화웨이는 미국과 유럽같은 선진국에서 자금을 조달해 왔지만 점차 자금조달에 제약을 받고 있다. 중국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한 것은 1988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렌 회장은 "화웨이가 우선 중국은행들과 자금조달 업무를 한번 시도해볼 예정이다. 화웨이의 유동성은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대출상환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추기도 했다.
이번 중기채는 25일 상장될 예정이며 화웨이는 조만간 30억원 규모의 중기채를 추가로 발행한다. 이 두 개 중기채의 용도는 기업의 영업자금 충당이다. 한편 연합자산신용평가회사가 평가한 발행사와 채권의 신용등급은 AAA급이다.
화웨이가 중기채발행에 성공하면서 자금운용이 한층 여유로워 진것으로 평가된다. 채권의 모집설명서에 따르면 2019년 6월말까지 화웨이는 현금, 은행예금 및 기타 자금을 포함해 약 2497억위안(약 42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자금이 충분한 화웨이가 추가 자금조달에 나선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갈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정부가 지난 5월 화웨이와 그 계열사 68곳을 미국 기업과의 거래제한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화웨이가 반도체칩이나 핵심제품의 자체생산에 나설 계획이지만 막대한 연구개발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개발에도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화웨이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1위이며 스마트폰시장은 2위다. 올해 상반기 화웨이의 매출액은 4013억위안(약 564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3.2%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서 성장성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화웨이는 2023년 매출 300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2018년의 2.8배에 이른다.
렌 회장은 지난 3월 사업목표를 밝히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R&D(연구개발)에 1000억달러를 투자해야 한다"며 "기술과 제품이 실질적으로 앞서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drag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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