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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단식하고 수프 팔아 한국 원조한 오스트리아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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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는 소록도 파견 두 간호사 노벨상 추천운동 전개

[편집자주]정통 민영 뉴스통신사 뉴스1이 세계 구석구석의 모습을 현장감 넘치게 전달하기 위해 해외통신원 코너를 새롭게 기획했습니다. [통신One]은 기존 뉴스1 국제부의 정통한 해외뉴스 분석에 더해 미국과 유럽 등 각국에 포진한 해외 통신원의 '살맛'나는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 현지 매체에서 다룬 좋은 기사 소개, 현지 한인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 등을 다양한 형식의 글로 소개합니다.

뉴스1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13일(현지사간) 오스트리아 티롤주 인스부르크를 방문, 고흥군 소록도에서 40여 년간 한센병 환자들과 그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다 고향으로 돌아간 마리안느 스퇴거(85.왼쪽 세번째)와 마가렛 피사렉(84.왼쪽 두 번째) 두 간호사를 만나 소록도에서 헌신적으로 봉사 해 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전남도 제공)2019.9.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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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뉴스1) 강희정 통신원 = 내년도 노벨평화상은 '소록도 천사들'인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들이 받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겐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 정도로 알려진 오스트리아지만 밥을 굶고, 수프를 팔아 모은 돈으로 전쟁 후의 한국을 도운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KFBO)라는 단체가 있다.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는 6.25 이후에 힘든 시간을 겪고 있던 우리나라에 총 96억원에 달하는 원조를 해줘 다른 어떤 원조기관보다 한국에 가장 헌신적이었다. 게다가 부인회는 간호사이자 수녀인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 수녀를 파견해 40년간 한센병 환자들을 돕도록 해 우리와의 인연이 매우 깊다.

부인회는 가톨릭 부인들의 복지 향상과 선교를 목적으로 1947년 잘츠부르크에서 결성되었다. 현재는 오스트리아 내의 가장 큰 여성 단체로, 빈에 본부를 두고 오스트리아 각 교구에 지부를 가지고 있다.

1957년 오스트리아 출신 선교사인 루디 신부가 한국을 위한 원조를 제안했다. 그 후 1958년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김수환 추기경이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오스트리아 부인회 모임에 참석, 한국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면서 부인회의 한국 지원이 결정되었다.

부인회는 한국을 돕기 위해 일 년에 한번, 가톨릭의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에 오스트리아 전역에서 가족 단위의 자선 수프 행사 및 가족 단식일 운동을 열기로 계획했다. 이날 수프를 만들어서 팔아 수익금을 모으고, 사람들은 하루 동안 단식이나 절식을 하며 절약한 돈으로 구호금을 조성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1958년부터 1970년까지 오스트리아 부인회는 우리나라의 농업개발, 노동자를 위한 사회복지, 교육, 의료, 고아 구호, 건설 등의 사업에 지원했다. 이는 해외 원조 기관 중 가장 많은 후원 금액이라고 하니, 여성들이 주도하여 모은 십시일반 기금으로 이런 원조를 했다는 것이 기적이 아닐 수 없다.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동들이 자립할 때까지 도와주는 아동 양육 시설인 SOS 어린이 마을 역시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에서 지었다. 또한 100명의 한국 학생들을 선발, 초청하여, 오스트리아에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1970년대 이후 가톨릭 부인회는 우리나라의 빠른 성장을 기뻐하며 원조를 중단했고, 현재는 콜롬비아, 인도, 탄자니아, 네팔, 필리핀 등의 나라들에 원조를 계속하고 있다.

'나눔은 미래를 만듭니다!'라는 부인회의 모토는 전후의 폐허에서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원동력이 됐다. 최근 한국에서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인 2020년 스퇴거 수녀와 피사렉 수녀가 노벨평화상을 탈 수 있도록 추천 운동에 힘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가 소록도 봉사 지원자 모집 공고를 내자 달려온 이들과 부인회의 남다른 한국 사랑이 상을 통해 다시 빛나기를 바란다.

뉴스1

1967년경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일하는 마리안느 스퇴거(왼쪽)과 마가렛 피사렛 수녀. (법무부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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