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주 교수 |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겨울이면 인플루엔자(독감)가 유행해 수많은 사람이 고열과 기침으로 수일간 앓아눕는다. 인플루엔자로 소아는 학교를 결석하고 성인은 직장을 결근하게 된다.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때 중증 질환이나 폐렴 등으로 악화하기 쉬운 고위험군은 병원에 입원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매년 3000여 명이 인플루엔자와 관련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플루엔자 유행은 학교에서 시작된다. 학생들이 온종일 부대끼며 지내는 와중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진다. 인플루엔자에 걸린 소아는 집으로 돌아와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전염원이 된다. 청소년은 대부분 자연 회복된다. 하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가족 중 가장 취약한 먹잇감을 노린다. 최종 희생자는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 5세 이하 소아 및 임신부 등 고위험군에서 나온다. 건강한 사람에게 인플루엔자는 ‘독한 감기’지만 고위험군에서는 ‘치명적 살인자’로 둔갑한다. 인플루엔자를 절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백신 접종은 본인이 인플루엔자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2차 전염을 막아 가족과 주변 사람의 건강까지 지켜준다. 넓은 안목에서 백신 접종은 지역 사회의 인플루엔자 유행 피해를 축소하는 다목적 국민 건강 확보 전략이다. 백신 접종 후 방어 항체가 형성되는 데 2주가 걸리므로 10월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의 최적기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이 65세 이상, 어린이(6개월~12세), 임신부를 대상으로 보건소와 지정 의료기관에서 시작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세계보건기구(WHO)도 강력하게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권고했던 임신부가 새롭게 무료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임신부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로 인한 조산 등 합병증으로부터 산모와 태아 모두를 보호해 임신 주수와 관계없이 권고된다.
심혈관 질환, 폐 질환, 신장 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와 암 환자 같은 면역 저하자는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때 폐렴이 발생하거나 갖고 있던 질환이 급속히 악화해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어서 반드시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 이런 고위험군을 돌보는 사람이나 이들의 가족은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으므로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인플루엔자 이외에도 여러 감기 바이러스가 발열·기침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했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손을 깨끗이 씻고 공공장소에서 기침 에티켓을 철저히 지켜 본인과 가족, 주변 사람의 건강을 배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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