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소 진행성 유방암 환자 5명
항암치료 후 3D프린터로 수술
45개월 동안 재발·부작용 없어"
유방암 수술에 3D프린터 기술을 적용했더니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처음 가는 곳이라도 지도를 보고 찾아가면 길을 잘 파악하듯이 어느 부위에 어떻게 암이 퍼져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어서다. 환자 개인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수술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유방의 형태는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안세현·고범석,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 연구팀은 유방암의 3D프린터 정밀 수술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2015년 12월부터 두 달간 국소 진행성 유방암 환자 5명을 대상으로 항암 치료 후 3D프린터 기술을 적용해 수술한 결과, 암을 완벽하게 제거했다고 밝혔다. 또 평균 45개월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모두 암이 재발하지 않았다. 3D프린터 기술로 인한 부작용 역시 없었다.
MRI 영상 분할 기술로 암 선별·데이터화
의료진은 유방암 환자 수술 직전에 초음파검사를 통해 수술해야 할 위치를 최종적으로 표시한다. 더 작은 암까지 세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MRI)은 검사를 받을 때와 수술을 받을 때 자세가 달라 수술 시 종양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결국 수술을 하다 보면 숨어 있는 암으로 인해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절제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존재했다.
이를 보완한 것이 3D프린터 기술이다. 김남국 교수는 “MRI의 영상 분할 기술을 활용해 암이 퍼진 부분과 정상 조직을 구분한 다음 이를 데이터화해 유방암 수술에 활용할 구조물을 3D프린터로 출력했다”고 말했다. 일종의 개인 맞춤형 유방암 수술 가이드다. 수술해야 할 부위를 가슴에 정확하게 그려 암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특히 암으로부터 절제 부위까지 거리가 평균 1.2㎝밖에 되지 않아 가슴의 모양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절제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당연히 출력한 3D프린팅 구조물은 환자마다 다르다. 유방암 수술을 할 때 의료진이 환자의 가슴 위에 이 구조물을 올려놓고 수술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고범석 교수는 “유방암 수술은 암을 최대한 제거하면서 가슴을 가능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3D프린터 기술을 활용하면 수술 효과뿐 아니라 미용적인 면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와 융합의학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병리과 등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이 모여 진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4.01)’에 최근 게재됐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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