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양측, 일정 부분 인식 같이해…현행 3가지 항목 틀 유지 노력"
韓, 美에 분담금 산출근거 요구한 듯…총액형→소요형 전환 논의 가능성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2차 회의 |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정아란 기자 = 한국과 미국이 지난 두 차례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통해 일부 사안에 대해 이견을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한미는 지난 2차 회의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앞으로도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상호 수용가능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은 운동경기와 달리 둘 다 위너(승리자)가 되거나 둘 다 루저(패배자)가 되는 과정"이라며 "긴밀한 협의를 통해 윈윈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는 지난 23∼24일(현지시간) 미국 호놀룰루에서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2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 관계자는 '인식을 같이한 부분'에 대해선 "이에 대해 언급하면 협상 내용을 불가피하게 언급해야 한다"면서 "대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인식을 같이한 부분'이 협상의 핵심 내용과 관련된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지난 두 차례 회의에서 한국이 내년부터 부담할 방위비 분담금 규모에 대해 상당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직간접적인 주한미군 운용비용이 연간 50억 달러(약 6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에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50억 달러는 주한미군 인건비와 전략자산(무기) 전개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 액수로, 한국이 이 돈까지 부담하는 것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취지에 어긋난다.
현재 방위비 분담금은 ▲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 군사건설비(미군기지 내 시설 건설) ▲ 군수지원비(용역 및 물자지원) 등으로만 쓸 수 있어, 미국이 요구하는 주한미군 인건비와 전략자산 전개 비용은 지원할 수 없다.
협상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SMA의 틀은 주둔 미군에 대한 지원문제"라며 "현행 3가지 항목에 대한 틀은 유지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또 미국이 제시한 분담금 인상규모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달라고 요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엔 '총액'만 놓고 협상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소요'를 따져 이 합계로 총액을 정하는 방식으로 끌어가려는 생각도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총액형을 소요형으로 전환하려는 제도개선 논의도 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도 다 협의 과정에 포함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방위비 협상 대사로 경제관료 출신의 예산 전문가인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투입한 것과도 관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상 관계자는 정 대사가 발탁된 이유에 대해 "외교나 방위적인 측면과 함께 경제 및 예산과 관련된 사항도 함께 고민하고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는 점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과 관련해 고려돼야 할 것들을 이전 협의 때보다는 좀 더 감안하면서 협상이 진행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 대사는 과거 기획재정부에서 일하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협상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통화스와프 협상 등에 참여한 경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답변하는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 |
transil@yna.co.kr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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