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홍익표 “일베용어 쓰는 ‘벌거벗은 문재인’ 영상, 한국당 스스로에 해 될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29일 “‘일베(일간베스트)’에서 쓰는 단어들이 자유한국당의 ‘문재인 대통령 희화화 영상’에 등장한다”며 “최근 한국당 황교안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가 우익단체 집회에 참석하며 그분들과 같은 생각을 갖게 된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과거 야당이던 민주당이 연관된 ‘박근혜 전 대통령 풍자 누드’ 전시회가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선 “당시 누드 사진은 개인 작가가 제작한 것이며 민주당은 장소 제공만 했다”며 “한국당이 잘못된 행위라 해놓고 똑같은 걸 하는 게 웃기다”고 반박했다.

◆“영상에 나온 몇 단어들, 일베 용어 차용… 한국당 스스로에 해가 될 것”

한국당이 28일 당 유튜브 공식 채널에 공개한 정책 영상 ‘오른소리가족-벌거벗은 임금님’에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당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 영상에서 문 대통령을 속옷만 입은 캐릭터로 표현하고 “신나게 나라 망치더니 드디어 미쳐버렸다”, “문재앙(문 대통령을 비난하는 표현)”이라고 일컬으며 수위 높게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경찰차 앞에서 수갑을 차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세계일보

오른소리 가족 영상 일부. 유튜브 캡처


홍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떤 우익 유튜버가 개인적으로 (그러한 영상을) 올렸다면 모르겠지만 공당에서 제작을 해가지고 공식적으로 올렸다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없다”며 “마치 2004년도 한나라당 시절의 ‘환생경제’의 재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 참석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극단 여의도의 공연을 마을노인들과 함께 보면서 박장대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생경제’는 노무현 정부 시절 야당이던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의원들이 참여한 연극이다. 술에 찌들어 사는 아버지 ‘노가리’가 장남 ‘민생’과 차남 ‘경제’를 망친다는 내용이다. ‘이런 육X럴 놈! 개X놈 같으니라고!’, ‘그놈은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이야’ 등 원색적인 욕과 대사가 오가 현직 대통령이던 노무현 대통령을 모독했다며 큰 파문이 일었다.

홍 대변인은 “최근에 황교안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가 우익단체의 집회에 참석하면서 아마 그분들하고 같은 생각을 갖게 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우려가 된다”며 “(영상에 나온) 몇 가지 단어들이 소위 ‘일베(일간베스트,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서 쓰는 용어들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문재앙’이라는 자체가 그런 표현”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연합뉴스


이어 “‘멍청이가 임금으로 앉아있으니 나라가 망했다’든지 이런 표현들이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 공당으로서 스스로가 부끄러운 행위이며 도리어 한국당 스스로에게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 풍자 누드와는 달라… 황 대표 변명이 더 코미디”

이번 사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풍자 누드’와도 엄연히 사안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이 한창이던 2017년 1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시회에 박 전 대통령의 나체 합성 그림이 공개된 사건이다.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장소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지자 여야를 막론하고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누드 그림이 국회에 전시된 건 민망하고 유감”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홍 대변인은 “(풍자 누드는) 그건 개인의 작품이었다. 우리 당 차원에서 개입한 작품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이런 작품을 내라 마라 또 올려라 이런 거 자체가 월권이고 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당시 표창원 의원이 ‘그런 작품이 있는지 몰랐다’며 사과를 했다고도 했다.

세계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캐릭터 ‘오른소리가족’ 제작발표회에서 캐릭터 인형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그러면서 “이 영상(오른소리 가족)은 당이 제작을 했다. 통상 이 정도 제작을 할 때에는 당 대표나 최소한 사무총장까지는 보고가 된다”며 “이게 문제가 되면 ‘송구스럽다, 죄송하다’ 하고 빨리 내리는 게 일반적인 건데 자유한국당의 태도는 그게 아니다. 오히려 ‘이게 뭐가 문제냐’며 적반하장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 박 전 대통령 풍자 누드는) 잘못된 행위라고 해 놓고 자기들이 똑같은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더 웃기다”고 일침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해당 영상을 ‘동화를 풍자한 것’이라고 반박한 데에는 “황교안 대표가 원래 그런 처벌을 전문으로 해 왔던 분이다. ‘미스터 공안 검사’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풍자든 뭐든 조금이라도 사회의 공공질서를 해친다고 판단하면 처벌을 해야 한다던 황교안 대표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민주당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할 수 있는 한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