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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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동맹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양국이 군사동맹을 체결하면 중ㆍ러 대(對) 한ㆍ미ㆍ일의 대결구도가 더욱 심화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긴장감이 커질 전망이다.

통신은 전날 중러 관계에 정통한 러시아 국립고등경제학원의 알렉세이 마슬로프 교수를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의 지도부가 이미 군사동맹 체결 방침의 결정을 마쳤다고 전했다. 그동안 양국은 군사적으로 밀접하게 협력해왔지만 군사동맹에 대해서는 부정해왔다.

통신은 최근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한 뒤 아시아 지역에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 중ㆍ러 군사동맹 가능성을 촉진시켰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일본 언론은 미국과 일본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를 두고 협의를 시작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중국에 미사일 공격의 조기 경보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일 이 조기 경보시스템은 러시아와 미국만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국제사회에서는 이 역시 양국의 전략적 상호의존 강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ㆍ러의 군사동맹이 체결될 경우 자연스럽게 한ㆍ미ㆍ일과의 군사적 대립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미 중ㆍ러는 지난 7월 연합훈련을 하면서 전략폭격기 4대를 6시간 이상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진입시킨 바 있다. 당시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는 독도 영공까지 침범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중ㆍ러가 한ㆍ미ㆍ일 안보협력을 견제하기 위해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도 최근 북ㆍ중ㆍ러에 대비한 정찰감시 활동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날 민간항공 추적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국은 RC-135U(컴뱃 센트) 정찰기 1대를 최근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미 공군기지로 이동 배치했다. 지난 25일에는 B-52H 전략 폭격기 2대가 동해상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북ㆍ중ㆍ러의 연합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