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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영화 관람 문화를 새롭게 쓰고 있는 글로벌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가 이번에는 신작 영화에 대해 '빨리 돌려보기', '느리게 돌려보기' 기능을 선보여 영화계 인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모바일로 신작 영화(드라마)를 볼 때 이용자 마음대로 속도를 조절해 볼 수 있는 기능을 시험 중이다.
1.5배 빠르게 보기부터 0.5배 느리게 보기까지 가능한 이 기능은 아직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봉 영화는 조명이 꺼진 극장 안 대형 스크린에서 선보여야 한다는 '전통'을 깨고 TV와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만들어 영화계를 둘로 쪼갠 넷플릭스가 이번에는 신작 영화를 보는 속도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하면서 영화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인크레더블'의 브래드 버드 감독과 '사고친 후에'(Knocked Up)의 주드 아패토우 감독도 비판의 대열에 가세했다.
버드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이미 피를 흘리고 있는 영화계에 또 다시 칼을 댄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패토우 감독은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러브'를 만들기도 했지만, 넷플릭스의 이번 시도에 대해 "어처구니 없고 모욕적"이라고 불쾌해 했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피터 램지 감독은 "(콘텐츠를 시청하는 데) 게으르고 취향도 없는 자들을 위해 모든 서비스를 해줘야 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키이라 로빈슨 넷플릭스 부사장은 성명에서 "이번 실험은 오로지 모바일용이며 이용자들이 태블릿이나 휴대전화로 영화를 볼 때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오래전부터 DVD를 볼 때 사용할 수 있었던 기능이자 우리 회원들이 그간 꾸준히 요구해온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면을 다시 보거나 외국어 영화는 천천히 보기를 원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다만 로빈슨 부사장은 "이번 실험에 대한 찬반 양측의 반응을 충분히 들었다"면서 "새로운 기능에 대한 영화계의 우려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런 이유로 TV를 대상으로는 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BBC는 "실제로 빠르게 돌려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넷플릭스에서 안 본 콘텐츠를 쌓아놓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기능이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속도 조절 기능'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미 구글 크롬은 넷플릭스 콘텐츠를 빨리 돌려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고, 유튜브와 애플 팟캐스트는 콘텐츠를 다양한 속도로 즐길 수 있게 하고 있다.
로빈슨 부사장은 "넷플릭스는 단시일 내 이 기능을 상용화할 계획은 없다"면서 "언제가 됐든 이 기능을 도입할지 여부는 여러 반응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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