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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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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끼리 가면 더 맛있는 부산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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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후딱 다녀왔다. 바빴다. 일 보랴, 맛집 찾아 다니랴. 그랬다. 이번에 찾아간 집들은 맛, 분위기, 양 등 모든 면에서 호들갑스럽지 않고 주로 맛으로 승부를 보는, 그리하여 여자들이 남편이나 연인을 데리고 가는 그런 느낌의 집들이었다. 물론 남자끼리 가도 친절히 맞아준다.

▶언양불고기 부산집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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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양불고기’라는 간판은 수두룩하게 많다. 정통, 비정통을 따질 일도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맛있고 정직하면 그만이다. 부산에도 많은 언양불고기 음식점이 있다. 그래서 보통명사화 되어버린 언양불고기집의 정보를 교환할 때는 풀네임과 주소가 중요하다. 언양불고기 뒤에 ‘부산집본가’가 들어간 곳은 이곳뿐이다. 국내산 한우 불고기가 2인분에 2만9000원이면 가성비 대비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등심은 130g에 3만3000원, 특수부위는 달랑 100g에 3만5000원이다. 불고기에 특수부위를 좀 더 먹으면 금액대가 꽤 되는 집이다.

이 집의 고기 맛을 제대로 보려면 토시살, 새우살, 등심 등 특수부위 구이를 먼저 먹고 불고기로 들어가는 게 좋다. 이 집은 암소만을 사용한다. 암소나 거세한 숫소나 맛과 영양은 비슷하지만 수소의 마블링 양이 많은 편이다. 마블링에 대한 판단은 개인이 할 일이므로 여기서는 그만. 불고기는 등심을 이용하는데, 불고기의 특징인 달고 짠 맛이 전혀 없다. 요즘 트렌드이기도 하지만 이 집이 인기 있는 결정적 이유도 그것이다. 고깃집 찌개 맛을 중요시 다면 이 집의 김치찌개를 맛보길 권한다. 김치찌개로 마무리하지 않으면, 그동안 먹은 고기가 다 무슨 소용이람!

위치 부산시 수영구 남천바다로33번길 8 시간 11:00~22:00

▶퍼주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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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 앉아있으면 ‘마구 퍼주지 않으니 참으로 다행이야’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일반적인 횟집은 밑반찬이 많다. 회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은 한두 가지 반찬도 회가 나오기 전에 절대 먹지 않지만, 조금은 먹어주는 게 좋다. 특히 장류는 건강상 나쁠 것도 없다. 아무튼 이 집에선 밑반찬을 조금만, 맛있게, 회는 아주 넉넉하게 퍼주는 그런 집이고, 그래서 유명해졌다. 밑반찬은 김치전, 직접 담근 깻잎 정도가 전부다. 회는 자연산(9만5000~3만5000원), 모듬회(5만5000~3만5000원), 아나고(5만5000~3만5000원), 산오징어(5만~3만 원), 먹통오징어(5만~3만 원) 등을 판매하는데, 회전이 잘 되는 집인 만큼 생선의 질과 맛이 완전히 살아있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바로 이 집 퍼주는집에서 만끽할 수 있는 속담이다. 부산 사람이라면, 부산을 여행한다면 절대적으로 꼭 한 번 가야 할 살아 있는 횟집이다.

위치 부산시 해운대구 달맞이길62번길 8 시간 17:00~06:00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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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갈비, 양념갈비, 불고기 등 세 가지 메뉴를 파는 곳이다. 모두 한우다. 각각 100g에 2만3334원, 2만 원, 1만6667원이다. 물론 국내산 한우를 사용한다. 1인분으로 치면 4만2000원, 3만6000원, 3만 원 꼴이다. 모두 맛있다고 인정받고 있지만 특히 생갈비 인기가 조금 더 높다. 고기의 색깔은 살아있고 불판은 전통 불고기 형식이다. 불판에 올린 고기가 익으면, 첫 고기는 아무런 곁들임 음식이나, 양념 없이 그냥 먹어보자. 부드럽고 향기롭다. 다음 고기부터는 개인별로 나오는 양념 상추, 소금 등과 섞어 먹어본다. 다음으로는 불고기나 양념갈비를 먹어본다. 막바지를 위한 메뉴 선택이다. 불판에 양념이 묻어나면서 고기 먹는 분위기도 함께 지글지글 불타오른다. 마지막으로 감자 사리를 끓여먹는다. 불고기 육수와 함께 나오니 마치 불고기에 들어간 야채를 먹는 느낌이다. 이 집의 특징 중 특징이다.

위치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2로 10번길 32-10 시간 11:30~22:00

▶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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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센텀에 있는 맛집이다. 우월한 일식집이라 할 수 있다. 이 집 음식은 확실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밑반찬들의 향기가 제대로 살아있어서 식욕을 확 일으켜 주는 효과가 있다. 고급 일식집답게 밑반찬 종류도 많다. 메뉴는 코스(7만 원, 8만 원)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좋다. 가성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끈적한 표면을 걷어내면 등장하는 전어회, 어란, 계란찜과 전복. 보리된장에 쯔게모노, 고노와다 등 기본 세팅이 알뜰하고 깔끔하다. 닭살과 생선껍질 튀김도 원만한 맛이다. 새우의 몸통은 생으로 먹고, 머리 부분은 튀겨서 다시 내 주면 그때 먹는다. 회는 광어, 참돔뱃살, 전갱이뱃살, 참치, 도로 등이 등장한다. 회의 종류에 따라 참돔이나 전어에는 칼집을 만들어 줘 풍미를 높여준다. 회 한 점의 크기는 여자에게는 다소 큰 듯, 남자에겐 조금 부족한 듯 느껴진다. 회의 향기가 살아있으니 더 말 해 무엇할까.

위치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1520 롯데갤러리움 S동 212호 시간 18:00~22:00 *일요일 휴무

[글과 사진 이누리(프리랜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01호 (19.10.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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