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서울 예술의전당 전속 조율사로 재직 중인 대한민국 조율명장 1호가 풀어놓은 조율사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동네 예배당에서 풍금을 한번 쳐보고는 흥미를 느껴 교본을 보면서 독학으로 익힌 것이 이 길로 들어선 계기가 됐다. 곧 풍금 수리로 밥벌이 할 정도가 됐고 군 제대 후 피아노업체에 취직해 본격적으로 조율 일을 하기 시작했다.
피아니스트들 사이에서 알음알음으로 맡은 일거리를 능숙하게 처리하면서 그 세계에서 명성을 얻게 된 저자는 1980년 세종문화회관 전속 조율사로 채용돼 15년간 일했고 그후 터를 잡은 예술의전당에서 또 24년째 조율사로 활약 중이다.
조율에 입문했을 때부터 따지면 64년째 이 일을 해오고 있는 저자가 국내 대표적인 공연장들의 피아노를 조율한 실적만도 4만1천여 회에 달한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폴란드의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내한 공연 당시 연주를 마찬 지메르만이 커튼콜에서 "완벽한 조율로 최상의 피아노를 만들어 준 미스터 리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하는 등 가히 한국 조율의 산 역사라고 할 만큼 오랜 세월 일해오는 동안 피아니스트들과 악기업체, 음반업체 소리 기술자들의 숱한 찬사를 받았다.
저자가 '풍금 수리'를 겸해 조율사 일을 하던 때와 비교하면 전문직으로서 조율사의 위상은 높아졌고 이 직업을 꿈꾸는 젊은이도 많아졌다.
저자는 "지금도 후배들 실력이 우수하다는 것은 알지만 배움은 항상 부족하고 목마르므로 끊임없이 공부해 세계에 우뚝 서는 조율사들이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밝혔다.
민음사. 293쪽. 1만4천800원.
▲ 베이징 후통의 중국사 = 이창구 지음.
'후통(胡同)'은 800년 역사를 가진 중국 베이징(北京)의 뒷골목을 말한다. 자금성을 중심으로 3천여 개 후통이 실핏줄처럼 뻗어 있다.
중국을 통일한 왕조 가운데 최초로 베이징을 수도로 삼은 원나라는 큰길뿐만 아니라 큰길을 잇는 작은 골목길도 곧게 냈고 이 골목들이 지금 남아 있는 후통의 원형이다. 서울을 비롯한 한국 도시들의 좁고 꼬불꼬불한 골목과는 완전히 다를 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가 배어 있다.
저자는 신문사 특파원으로 베이징에서 생활하는 동안 틈만 나면 자전거를 타고 후통을 돌며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탐방했다.
특히 후통 곳곳에 서린 신채호, 김원봉, 이회영, 이육사 등 독립 지사들의 흔적과 직접 현장을 찾아 찍은 사진들을 책에 담았다.
생각의길. 284쪽. 1만6천원.
▲ = 데이비드 키더·노아 오펜하임 지음, 허성심 옮김.
제목 그대로 교양인으로서 알아야 할 온갖 상식들을 하루 1페이지씩, 1년간 읽도록 정리한 책이다.
역사, 문학, 미술, 과학, 음악, 철학, 종교 등 요일별로 주제를 분류해 독자들은 1년 과정의 압축적인 종합 교양 강좌에 다니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연결성이나 체계는 부족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짧은 시간을 투자해 상식에 세계에 발을 들려놓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도움이 될 만하다.
위즈덤하우스. 392쪽. 1만6천원.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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