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 학회 공동 성명…"문화재 조사·보존 정책 수정 필요"
3기 신도시 지정된 하남 교산동 일대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학계에서 고대·중세 유적이 밀집한 하남 교산지구 신도시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고고학·역사학·문화재 관련 26개 학회는 1일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를 철저히 하지 않고, 지정문화재와 매장문화재로 가득한 하남 교산지구에 제3기 신도시를 추진하는 데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학회들은 "교산지구는 일찍이 백제 하남위례성으로 거론됐고,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행정 중심지였다"며 "지역 전체에 걸쳐 유적과 유물이 드러나거나 매장되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물 제332호 '하남 하사창동 철조석가여래좌상'이 나온 천왕사지, 보물로 지정된 오층석탑과 삼층석탑이 있는 사적 제352호 동사지, 보물 제981호 '하남 교산동 마애약사여래좌상',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광주향교 등이 교산지구 일대에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산지구는 60여 곳에서 발굴조사가 이뤄져 토성·절터·공방시설·창고시설·가옥터 등이 발견됐고, 이성산성 주민이 조성한 신라 취락과 감일지구 백제 고분군과 연관된 백제 취락이 있다는 점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만한 문화재 보고임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학회들은 "과거 정부는 4대강 사업, 춘천 중도 레고랜드, 청주 테크노폴리스, 화성 태안3지구 등 무분별한 대형 국책사업을 벌여 소중한 문화재를 대규모로 파괴하는 역사적 과오를 저질렀다"며 현 정부에 문화재 파괴라는 역사적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고 문화재 조사·보존 정책을 전면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성명에는 한국고고학회, 한국상고사학회, 백제학회, 신라사학회, 한국사학회, 한국사연구회, 한국미술사학회,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한국고고학회는 1∼2일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에서 '교류와 교통의 고고학'을 주제로 제43회 한국고고학전국대회를 연다.
첫날에는 선사 세션과 역사 세션으로 나눠 주제 발표를 진행하고, 둘째 날에는 '마한 옹관고분 장송의례 프로세스 복원 연구'와 '한국 근현대 박물관의 등장과 문화유산 관리' 등 자유 패널 발표를 한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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