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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내년 실적 걱정돼"…저출산에 커진 식품업계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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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신생아 수 28만여명 예상…유업계 직격타

분유 매출 매년 10%씩 줄고 있어

영유아 벗어나 어린이, 중장년으로 포트폴리오 확대

이데일리

매일유업 ‘셀렉스’ (사진=매일유업)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식품 업계가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하면서 ‘암담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둔화된 경기에 저출산 현상까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내년도 신생아 수가 30만명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특히 유(乳) 업계가 느끼는 불안감은 더 크다.

최근 유업계는 0~2세 영아가 아닌 3~7세 유아로 제품 대상 연령층을 늘리고 고령화 추세에 맞춰 중장년층을 겨냥한 신규 브랜드까지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사업규모가 작아 당장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못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우유류 생산실적은 2조4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이중에서도 영·유아식 분유는 3692억원으로 6.9% 줄었다. 이밖에 발효유류와 가공유류도 생산실적이 20% 이상 감소했다. 이처럼 우유류 생산이 감소한 것은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주 소비 연령층인 영유아 인구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아 수는 30만명으로 2016년 대비 25% 감소했다. 내년 신생아 수는 28만명에 불과할 전망이다. 영유아에 더해 9세 이하 어린이 수도 422만명으로 2016년 대비 8% 줄었다.

0%대 출산율이 해결될 기미가 안보이자 식품업체들도 내년도 실적 감소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우유회사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가 최근에 불거진 문제는 아니지만,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식품업계 중에서도 유업계는 분유 매출이 매년 10% 가까이 줄고 있고 경쟁은 심화되고 있어 내년에 업황이 더 안좋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아이배냇 어린이식품브랜드 ‘꼬마’ (사진=아이배냇)


이 때문에 영유아가 주 소비층이었던 업체들은 대상 연령층을 어린이로 확대하거나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유아식업체 아이배냇은 지난해 3~7세 어린이 전용식품 브랜드 ‘꼬마’를 선보이고, 올해도 지속적으로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기존 제품들의 주 소비층이 만 2세까지였기 때문에 고객 층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이다. 아이배냇은 유아식업체에서 아예 어린이식품종합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제품 종류도 다양하다. 간식거리나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밥, 국, 반찬 소스까지 20여종에 달한다.

일동후디스도 확대를 선택했다. 대표 제품인 ‘후디스 산양유아식’이 산양 분유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점차 매출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동후디스는 프리미엄 어린이 식품 브랜드 ‘키요’를 선보이고 어린이용 간식과 음료 등 10종 판매에 나섰다. 또 50대 이상 성인을 겨냥한 분유 등 성인영양식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매일유업 영유아에서 벗어나 중장년층을 위한 영양 전문 브랜드 ‘셀렉스’를 선보였다. 건강한 단백질 섭취에 초점을 맞춘 분유, 프로틴바 등이 주력 제품이다. 매일유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셀렉스 브랜드로 신제품 개발과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CJ제일제당 ‘리턴업’ (사진=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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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뿐만 아니라 일반 식품회사들도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건강기능식품 전문 브랜드인 ‘리턴업’을 론칭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업계 최초로 40세 이후 생애전환기별 맞춤형 건강 해결책을 제시하는 브랜드다.

리턴업은 신체의 변화를 급격하게 느끼는 40세부터 건강한 노년을 준비해야 하는 액티브시니어까지 각 연령대에 맞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분유 뿐만 아니라 일반 유제품, 프리미엄 유제품들도 저출산으로 시장 성장성이 감소하고 있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내년엔 연계해서 타격을 받을 것 같다”며 “한우물만 파선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없는만큼 당분간은 업계 내에서 새로운 시도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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