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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건강은 물론 피부도 챙기는 홍삼, 세계화에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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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 효능 재발견



중앙일보

KGC인삼공사 연구원이 홍삼 크림 속 홍삼 성분의 안정적 분포도를 살피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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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은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다. 갓 캐낸 인삼을 찌고 말려 홍삼으로 만든다. 인삼의 색이 짙은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사포닌, 산성 다당체 등 몸에 이로운 성분이 배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면역력·피로·기억력·혈행 개선, 항산화, 갱년기 여성 건강에 도움이 되는 등 홍삼의 6가지 기능성을 인정했다. 홍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연구하는 KGC인삼공사 R&D본부를 찾아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해 봤다.

인삼은 신초(神草·신의 풀)로 통하는 뿌리 식물이다. 땅의 기운과 사람의 정성을 먹고 자란다. 인삼은 가을에 씨를 뿌리고 이듬해 봄이 되면 땅속의 뿌리에서 새싹이 나와 자란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잎과 줄기는 마르고 뿌리만 남아 월동한다. 인삼은 식물학적으로 6년이 완숙기다. 더 지나면 뿌리의 표피가 거칠어지면서 품질이 떨어진다.



품질 향상 위해 우수한 품종부터 개발



최고 품질의 홍삼은 인삼의 품종에서 비롯된다. KGC인삼공사에서 인삼 품종 개발 연구에 매진하는 배경이다. 이병철 원료연구팀장은 “외관이 탁월하거나 사포닌 등 유효 성분 함량이 높은 질 좋은 인삼은 품종이 좋고 재배 환경이 뛰어나야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품종 개발을 통해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이 수확할 수 있도록 생산량을 늘리거나, 인삼 뿌리의 형태가 사람 인(人) 모양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면서 균열 없이 탄탄한 내부 조직 등 품질이 뛰어난 인삼의 생출 비율을 높이는 식이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고온에 강한 인삼 품종인 ‘선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품종 개발은 인삼 종주국인 한국의 위상을 지켜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개발한 인삼 품종은 KGC인삼공사 계약농가에 보급한다. 인삼 재배 단계부터 품질관리를 시작하는 것이다.

재배 기술 현대화에도 신경 쓴다. KGC인삼공사는 인삼재배 전용 소형 터널식 비가림 시설을 최초로 개발했다. 인삼은 재배가 매우 까다로운 식물이다. 반음지성 식물로 열·습기에 취약하다. 다른 작물에 비해 생장 속도가 느리고 생산량 자체도 적다. 한번 심으면 여러 해 키워야 해 손도 많이 간다. 자칫 관리에 소홀하면 품질이 나빠진다. 소형 터널식 비가림 시설은 햇빛·빗물 유입을 한번에 차단해 재배 환경을 개선한다. 빛만 관리하는 것보다 우수한 품질의 인삼 생산이 가능하다.

홍삼의 다양한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기억력과 혈행 개선, 항산화, 갱년기 여성 건강에 도움을 주는 등 홍삼의 기능성은 KGC인삼공사의 노력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최근엔 피부 보호 효과에 집중한다. 바르는 홍삼이 대표적이다. 이승호 화장품연구소장은 “사포닌 외에도 홍삼에 가득한 항균 성분이 피부 면역력을 높여 주름·미백·보습·여드름 등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확인한 연구도 있다. 고려대 약대 이기용·육순홍 교수팀과 함께 바르는 홍삼의 피부 개선 효과를 살폈다. 19~40세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홍삼유래 항균 성분 30㎎이 함유된 크림을 하루 2회씩 4주 동안 바르도록 한 결과 모낭 속 딱딱한 피지는 51.09%, 울긋불긋한 발진은 72.97%, 피부 붉어짐은 6.45% 개선됐다. 먹는 것에만 그쳤던 홍삼의 활용 범위를 화장품으로까지 넓혔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글로벌 헬스&뷰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바르는 홍삼 연구 및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홍삼의 세계화에도 앞장선다. 홍삼은 국제적으로는 아직 낯선 존재다.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국가마다 법적 유통·관리 기준도 제각각이다. KGC인삼공사는 과학적 연구 성과와 제품 설계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일본·대만·베트남 등 40개국에 홍삼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현지화 전략도 적극적이다. 중국·대만 연구진과 공동으로 홍삼의 기능성·안전성 연구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2016년 중국 상하이에 R&D센터를 설립해 홍삼의 해외 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홍삼과 어울리는 현지 맞춤형 제품도 연구한다. 아교·녹용·차가버섯·아로니아 등과 홍삼을 배합해 친밀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곽이성 글로벌연구소장은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홍삼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품질·안전 관리는 기본이다. KGC인삼공사는 홍삼 제조 공정을 국제표준으로 등록했다. 실제 KGC인삼공사에서 발행하는 성적서는 미국·일본·중국 등 해외 시험인정 기관의 공인 성적서와 동등한 국제 효력을 갖는다. 해외에 홍삼을 수출할 때 인정받은 항목에 대해 별도의 시험이나 제품 인증을 다시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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