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카카오 제휴·글로벌 OTT 경쟁 심화, 수혜주로
중국 시장 기대감도 여전…불확실성 등은 우려점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용은 다시 날 수 있을까. 각종 악재에 시름시름 앓던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이 국내외 OTT(Over the top·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소식에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플랫폼을 채울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에서 자본력·인력을 고루 갖춘 스튜디오드래곤의 역량이 빛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다만 일각에선 콘텐츠 산업 자체가 가진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은 7만9900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 1주간 18.37% 올랐다. 한때 코스닥 시가 총액 10위권 밖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던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날 시가 총액 2조2248억원을 기록하며 상위 5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연말 52주 최고가 11만6200원까지 치솟았던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지난 6월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비슷한 시기 코스닥 시장의 부진과 기대작이었던 ‘아스달 연대기’에 대한 실망감 등이 겹쳐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8월6일에는 52주 최저가인 5만900원까지 떨어졌다.
미지근한 지수에 불을 붙인 건 지난 28일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전략적 제휴 소식이었다. SK텔레콤은 ‘웨이브’라는 플랫폼을, 카카오는 웹툰이란 지적재산권(IP)과 드라마 제작 역량을 갖추고 있다. 양사의 제휴로 콘텐츠 분야의 시너지가 주목 받으며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HBO 맥스 등 잇따른 글로벌 OTT 출범 소식이 힘을 더했다. 한국 드라마는 아시아 지역에서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입자를 충분히 확보한 북미보다 남미·아시아 지역에서 글로벌 OTT의 성장 여력이 훨씬 높게 점쳐진다. 따라서 기존 방송사부터 넷플릭스까지 다양한 시장을 경험한 스튜디오드래곤이 글로벌 콘텐츠 투자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맞춰 스튜디오드래곤은 2020년 미국 법인 설립도 추진 중이다. 미국 폭스사에서 제작하는 노희경 작가의 tvN ‘라이브’(2018) 미국판도 공동 제작으로 참여한다.
이효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아스달연대기’로 2019년 마진 하락이 유독 컸던 스튜디오드래곤은 2020년 시즌2로 진입하며 일부 마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즌2는 고정비가 없고 시즌제 계약 조건에 따라 텐트폴 수익이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메리츠종금증권은 목표가를 기존 9만원에서 11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되살아나고 있다. 2016년 하반기 이후 중국 시장이 막혔음에도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의 연간 영업이익은 증가세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우 조심스럽지만 중국에서는 한한령 완화의 신호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면서 “완화시 스튜디오드래곤 기준 최소 500억원 이상의 매출 기여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디어 산업 자체가 가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무형자산을 계량화하기 쉽지 않다는 것도 한몫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산업은 시스템 보다는 작가나 감독, 배우 등 창작자 중심인데다 정치적 이슈 등 대외적 변수에 주가 민감도가 크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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