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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 열악한 처우에 '뿔난' 네덜란드 교사들 파업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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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임금과 처우 불만…몇년간 전국 파업 잦아

교육부 장관 일회성 지원금 약속에 노조 분통

[편집자주]정통 민영 뉴스통신사 뉴스1이 세계 구석구석의 모습을 현장감 넘치게 전달하기 위해 해외통신원 코너를 새롭게 기획했습니다. [통신One]은 기존 뉴스1 국제부의 정통한 해외뉴스 분석에 더해 미국과 유럽 등 각국에 포진한 해외 통신원의 '살맛'나는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 현지 매체에서 다룬 좋은 기사 소개, 현지 한인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 등을 다양한 형식의 글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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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교사들이 지난 3월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전국적 파업을 벌였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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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스1) 차현정 통신원 = 네덜란드 어린이들은 매년 여러 통계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어린이들로 상위권에 들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을 교육하고 돌보는 네덜란드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교사 노동조합(AOB)는 정부와의 협상을 중단하고 오는 6일 예정된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스베스 베르겐 AOB위원장은 협상 결렬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에 따라 4일 오전 일선 학교들은 휴교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 내려 부모들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앞서 에이리 슬로브 교육부 장관은 지난 1일 협상에서 부랴부랴 4억6000만유로(약 6000억원)의 긴급 지원금을 약속했지만, 이 지원금의 대부분이 일회성 자금이라는 사실이 교사들의 분노를 키웠다.

이번 대규모 파업 예고는 처음이 아니다. 최근 몇년 간 네덜란드 전국의 초등학교 교사들은 헤이그에서 결집해 파업 행진을 이어왔다. 지난 3월에도 교사들은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전국적 파업을 일으켰다.

네덜란드에서 매년 급격한 교사 수 감소는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최근 국정 회의에서도 중요한 현안이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정부가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높은 경쟁을 거쳐야하는 한국과는 달리 네덜란드 초등학교 교사는 비인기 직종 중 하나다. 네덜란드 교사 노동조합(AOB) 은 교사 인력난의 가장 큰 이유를 타 직종에 비해 낮은 임금과 과중한 업무로 꼽았다.

AOB에 따르면 10개 중 4개 학교는 만성적인 교사 부족을 겪고 있다. 특히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위트레흐트 등 대도시 초등학교 교사들은 비싼 거주 비용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임금 때문에 교사직을 그만 두는 비율이 타도시에 비해 높다. 특수학교의 경우 심각한 교사 부족으로 대기 학생 수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네덜란드 남부도시 헬몬트에 거주하는 한 초등학교의 마리에케 교장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교사 수가 주는 대신 아이들 수는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학급당 교사 1명이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교사 2명이 30명에 가까운 아이들을 돌보는데 학생들과 학부모가 요구하는 교육의 질은 점점 높아지지만 현실적으로 교사에 지원하는 사람이 터무니 없이 적다"고 호소했다.

원래 네덜란드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파보(PABO)라고 하는 4년제 전문교육과정을 받아야 한다. 4세부터 8세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정과 8세에서 12세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정으로 세분화 되며 3년간의 이론 교육과 1년간의 실습을 거친다.

하지만 심각한 교사 인력난으로 인해 네덜란드 초등학교들은 전문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았더라도 일반 대학을 나오고 일정 교직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모두 교사 채용기회를 주고 있다. 이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초등학교 연합은 교사 채용 세미나를 열고 적극적으로 채용에 앞서지만 AOB는 근무 시간도 길고 업무 스트레스가 높은 교사가 월급마저 적다면 어느 누가 교사를 하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교육 현실을 바라보는 네덜란드의 학부모들 또한 걱정이 깊다. 계속되는 잦은 교사 파업에 아이들을 맡길 곳을 긴급하게 찾아야 하고 학기 중에 그만 두는 교사들이 많아짐에 따라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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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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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hjli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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