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81년전 세워 미술품 보존 / ‘연세대 핀슨관’ 등도 등록 예고
1938년에 지은 우리나라 최초 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 건물 ‘서울 보화각’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서울 보화각’을 비롯해 ‘담양 모현관’, ‘서울 연세대 핀슨관’, ‘송기주 네벌식 타자기’를 각각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보화각은 간송(澗松) 전형필(1906∼1962)이 전통 미술품 보존과 활용을 위해 건립했다. ‘문화재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간송은 막대한 재력과 지식인 후원으로 우리 문화재를 수집했고, 1930년대에는 한적한 교외였던 성북동에 미술사 요람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박물관을 지었다. 건축가 박길룡(1898∼1943)이 설계한 모더니즘 양식 건축물로,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상황에서 한국을 대표한 문화유산을 지켜낸 곳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인정됐다.
문화재위원회는 최근 보화각 정문 앞쪽에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을 포함한 국보와 보물 44건 등 문화재 4000여점을 보관할 현대식 수장고 건설 계획을 검토해 조건부 가결하기도 했다. 수장고는 지상 1층, 지하 2층으로 건설되며,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약 44억원이 투입된다.
담양 모현관은 보물 제260호인 ‘유희춘 미암일기 및 미암집 목판’을 비롯해 미암 유희춘(1513∼1577) 관련 서적을 보관한 일종의 수장시설이다. 미암 후손들이 한국전쟁 이후인 1957년에 혼란한 분위기 속에서도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건물을 세운 사실이 높게 평가됐다.
1934년에 만들어진 송기주 네벌식 타자기는 현존 타자기 중 가장 오래된 한글타자기다. 국립한글박물관 제공 |
연세대 핀슨관은 1922년에 준공됐으며, 윤동주 시인을 포함한 근현대 주요 인물들이 생활한 기숙사 건물이다.
당시 기숙사들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점에서 20세기 초반 건축 형태·구조·생활환경을 보여주는 드문 자료라고 할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한 송기주 네벌식 타자기는 현존하는 한글 타자기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송기주가 개발해 1934년에 공개했으며, 휴대용 가방과 설명서가 양호한 상태로 함께 보존됐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4건에 대해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 등록 여부를 확정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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