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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혈액암 재발 판정 두려웠지만..아주 건강해”(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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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검사 결과 공개…“가슴 벅찬 일상”

이데일리

허지웅. (사진=허지웅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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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이 악성 림프종 완치 판정 이후 추적 검사에서도 양호한 경과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허지웅은 지난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추적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병원을 다녀왔다”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허지웅은 “재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너무 힘들게 병원에 들어가서 의사를 만났다”며 “아무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고, 저는 아주 건강하다”고 밝혔다.

이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주 가끔 깨닫고, 대개 까먹기 마련”이라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는다. 오늘 하루 내가 느낀 것을 그분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허지웅은 지난해 12월 혈액암의 한 종류인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은 뒤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치료에 전념해왔다. 그는 투병 8개월 만인 지난 8월 운동하는 사진과 함께 악성 림프종 완치 소식을 알렸다. 이후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와 ‘라디오스타’ 등에 출연해 건강해진 모습을 공개하며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다음은 허지웅 글 전문.

오늘 추적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정말 아무렇지 않았는데 집을 나서자마자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그간 앱이 열리지 않을 정도로 쏟아졌던 쪽지들에서 재발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뭔가가 조금씩 쌓여왔던 모양입니다.

병원까지 3분도 안 되는 거리를 10분이 넘게 걸려 겨우 도착했습니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저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재발 판정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두 번은 도무지 자신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의자에 쑤셔 박혔습니다. 애써도 등이 펴지지 않고 숨을 고르게 정돈할 수 없었습니다.

느리게 재생되는 필름처럼 문이 열리고, 어떻게 걸어 들어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무튼 선생님을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무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고 저는 아주 건강합니다.

병원을 천천히 걸어 나왔고, 공기가 맑았고, 바람은 따뜻했습니다. 편의점에서는 아이가 똥이 나오지 않는다며 엄마에게 칭얼대고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조금 궁금했습니다. 여전히 아무런 발전이 없는 요가를 하고 찜닭을 먹었습니다. 지금은 책을 읽고 있습니다. 스티븐 킹의 신작을 읽고 김동률의 오래된 앨범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지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불과 6개월 전까지 항암치료를 받고 있었던 나도 이런데, 다른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이 조금도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아차리기 쉽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주 가끔 깨닫고, 대개 까먹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다거나,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메시지를, 여러분이 알면 정말 깜짝 놀랄 만큼 많이 받습니다. 오늘 하루 제가 느낀 걸 그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사람도 시간도 나이 듦도, 세상에 당연한 건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유튜브 스트리밍을 이용해서 정기적으로 대화 나눌 있는 기회를 만들어볼게요. 그게 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좀 알아보고 나서 시간 공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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