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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무역전쟁 속 中 '차이나머니' 과시 수입박람회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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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2년연속 주재…'자유무역 수호자'로 美포위망 균열시도

프랑스·이탈리아·그리스 등 서유럽국 대거 포섭해 '외연 확장'

수십조원 구매 예상 속 한국 등 세계 3천700개 기업 집결

연합뉴스

제2회 국제수입박람회 개최지인 훙차오 국가회의전람센터(NECC)
[연합뉴스 자료사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구도 속에서 중국이 막대한 '차이나 머니'의 힘을 앞세워 세력 과시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가 5일 경제 중심 도시 상하이(上海)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수입박람회는 '신시대, 함께하는 미래'를 구호를 내걸고 오는 10일까지 상하이 훙차오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엿새간 열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전 개막식에서 제2회 수입박람회 개막을 선언하면서 중국의 주도적 시장 개방 확대 의지와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기조연설을 했다. 시 주석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석했다.

중국에서는 국제수입박람회 같은 성격의 국가급 행사의 경우 권력 서열 1∼2위인 국가주석과 총리가 한해씩 번갈아 주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시 주석의 2년 연속 '등판'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작년 수입박람회라는 새로운 통상 외교 무대를 고안해냈다.

미국은 지식재산권 절취, 배타적인 시장 운영 등을 문제 삼아 중국을 '무역 불량 국가'로 몰아세우고 있다.

통상 분야에서 시작된 미국의 대중 압박은 외교·안보·기술·인권 등 전방위 분야로 확대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이 반드시 충돌하게 된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말도 회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대규모 수입박람회를 통해 자국의 주도적 시장 개방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자국을 국제사회에 '자유무역과 다자주의의 수호자'로 각인시키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해 세계 각국에 무차별적으로 통상 압력을 가하는 미국에 대한 성토 여론을 조성하고 적극적으로 우군을 결집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은 이날 수입박람회의 부대 행사로 비공식 세계무역기구(WTO) 통상장관급 회의도 함께 개최한다.

미국 등 일부 국가가 불참하고 다수 국가가 장관급보다 낮은 직책의 당국자들을 보낸 가운데 이날 회의는 중국 주도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질서 수호를 강조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은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한 거대한 구매력을 앞세워 세계 기업과 지도자들을 자국으로 초청해 미국의 대중 포위망 약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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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속 中 '차이나머니' 과시 수입박람회 개막
[AFP=연합뉴스]



실제로 올해 수입박람회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 밖에도 이 밖에도 그리스·세르비아·자메이카 총리도 방중했다.

또 서유럽의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세 나라는 올해 처음으로 수입박람회에 주빈국 자격으로 참가했는데 이는 작년보다 이 행사의 외연이 확대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작년 1회 국제수입박람회 때에는 러시아, 체코, 라오스, 베트남, 쿠바 등 옛 사회주의권 국가와 제3세계 국가의 정상급 인사들만 참석했을 뿐 서방 국가 정상의 호응은 전무하면서 '반쪽짜리 단합대회'로 전락했다는 혹평이 나왔다.

'차이나 머니'의 위력은 미중 갈등 속에서도 미국을 포함한 세계 기업들을 상하이로 집결시켰다.

박람회장은 크게 기업들이 참여하는 기업전 구역과 개별 국가관이 차려지는 국가관 구역으로 나뉜다. 총면적은 30만㎡에 달한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기업전에는 150개국 3천7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작년 첫 행사 때보다 규모가 한층 커졌다. 작년엔 130개국 3천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수입박람회에 불참한 가운데서도 올해 행사에 참여하는 미국 기업은 작년의 174개보다 많은 192개로 늘어났다.

미국 참여 기업에는 보잉과 퀄컴,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이미 중국에서 큰 매출을 올리는 기업 외에도 페이스북처럼 중국 시장 진출을 제한당하는 기업도 포함됐다.

중국이 최대 교역국인 우리나라 기업들도 수백개가 참여해 중국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개별 전시장을 꾸린 가운데 중견·중소기업들도 분야별로 한국관을 꾸려 바이어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중국은 기업들과 별개로 지방정부와 각 정부 부처 차원에서도 600여개 구매팀을 꾸려 올해도 대규모 '쇼핑'에 나설 예정이다.

작년 1회 행사 때 중국은 수입박람회 기간 578억 달러(약 67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계약이 체결됐다고 발표했는데 올해도 이에 준하는 규모의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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