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아시아나 인수 승부처 '돈이냐 경험이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본입찰 7일 앞두고 물밑 경쟁 치열

파이낸셜뉴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아시아나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금력에서 게임 끝났다."vs "항공 경험 없는 인수는 초보운항과 같다."
1조5000억원 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서 항공사 운영 노하우를 지닌 애경그룹과 자금력이 풍부한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팽팽한 인수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자금력만 본다면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쪽이 훨씬 우세하다. 머니게임에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이미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애경그룹은 "전세계 항공사 인수·합병(M&A) 사례 중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는 회사가 대형 항공사를 인수한 전례가 없다”며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 인수 본입찰이 7일로 다가오면서 유통업계가 실익 따지기에 한창이다. 애경그룹과 현대산업개발은 모두 유통업을 보유하고 있어 항공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사진=fnDB


특히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아시아나 항공 인수를 통해 재계순위 20위권 첫 진입을 노리고 있다. 애경그룹의 역사가 새롭게 바뀌는 계기가 된다. 장 회장은 지난해 구로에서 홍대공항철도역사로 사옥을 옮겼다. 홍대공항철도역사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주요 명소중에 한 곳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시너지는 배가될 수도 있다.

■애경 "대한항공 제치고 1위 항공사 될 것"
애경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예비후보 가운데 항공운송산업 경험이 있는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국내 1위 LCC(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은 우리나라 항공 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킨 시장의 개척자이며, 애경그룹은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수많은 견제를 뚫고 2006년 취항한 제주항공을 13년 만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LCC로 성장시키며 항공산업 경영능력을 이미 검증 받았다는 것.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자회사 등을 포함해 160여 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되며,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상반기 각 사의 여객통계를 기초로 각 사의 점유율을 합하면 국제선 45%, 국내선 48%로 국내 최대 항공그룹이 된다. 현재 국내 항공여객점유율은 한진그룹(대한항공, 진에어)이 1위, 금호아시아나그룹(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2위, 애경그룹(제주항공)이 3위이며 이번 인수전에서 애경그룹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에만 1위 그룹 순위가 바뀔 수 있다.

또 애경그룹은 항공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화장품, 호텔, 쇼핑몰 등의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홍대 애경타워에는 AK&홍대 라는 쇼핑몰이 자리잡고 있으며 비즈니스급 호텔인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홍대'도 운영 중이다. 2018년 9월 개장한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홍대’는 주중 객실 점유율 85%, 주말 점유율 95%로 평균 점유율 88%를 기록하며 오픈 1년 만에 흑자전환을 한 바 있다.

지난 10월21일 애경그룹은 운용자산이 1조원을 넘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으면서 약점으로 지적돼 온 자금력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가 1조 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로 예상되는 가운데 애경그룹이 스톤브릿지캐피탈과의 컨소시엄 구성으로 1조 5000억원대의 자금력을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애경이 LCC 사업에 뛰어들 당시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당당하게 LCC 1위 사업자로 자리잡았다"며 "아시아나 항공 인수에 대해서도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기존 유통사업과의 시너지를 더한다면 제2의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사진=fnDB


■현대산업개발, 정 회장의 정재계 인맥 활용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이번 인수를 위해 마당발 인맥을 활용했다. 정 회장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손잡으면서 풍부한 인수자본을 확보했다. 정 회장은 용산 HDC신라면세점 특허를 획득할때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손잡았다. 정 회장은 용산 면세점 획득을 위해 정치권까지 움직였다. 각 지자체장들이 용산 면세점 획득에 기여하기도 했다.

또한 현대산업개발은 복합쇼핑몰에다 면세점, 호텔·리조트 산업을 보유하고 있어 항공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의 중심으로 교통의 요지인 용산역에서 복합쇼핑몰인 아이파크몰을 운영 중이며 신라면세점과의 합작으로 HDC신라면세점을 론칭, 유통 시장에 안착했다.

재계에선 아시아나 항공 인수는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일 뿐만 아니라 기존 유통사업과도 시너지가 나는 만큼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파크하얏트 호텔 서울과 부산을 운영 중인데다 최근 오크밸리를 인수해 리조트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호텔레저 산업의 경우 항공산업과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군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