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1.1% 전망···"통화·재정정책 완화적 운용 필요"
박춘성 KIF 거시경제연구실장은 5일 열린 '2020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내년 한국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박 실장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2%로 올해보다 소폭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시장 개선과 글로벌 교역 반등, 주요국의 통화 완화 및 재정 확장 정책이 한국 수출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최근까지 미·중 무역갈등, 유로 지역의 제조업 침체와 브렉시트, 홍콩 시위 등 문제가 부각되며 글로벌 경제 활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돼 왔다"며 "그러나 향후 이러한 불확실성이 증폭되지 않는다면 내년 급격한 교역 및 생산 악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KI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종전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해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7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종전 전망치보다 0.3%포인트 하락한 2.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보다 0.4% 늘어난데 그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2%를 하회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소폭 반등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 △건설부문 부진과 가계소비 심리가 악화하고 있는 점 등은 하방압력 요인이라고 박 실장은 분석했다.
특히 내년 민간소비(2.1%)와 설비투자(3.6%) 증가율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건설투자의 경우 마이너스(-) 3.9%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정부가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예산을 올해보다 12.9%(2조6000억원) 늘린 22조3000억원을 편성했지만, 예산 집행과 수주·착공 등을 통해 건설투자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8월 KIF가 발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0.6%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올해 물가상승률을 크게 낮췄던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2.0%)에는 여전히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박 실장은 "우리 경제가 부진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내외 여건의 구조적 변화도 중장기적인 성장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단기적으로는 통화 및 재정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고, 중장기 측면에서는 신성장산업 육성 등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대웅 기자 sdw61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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