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학종 합격률 과학고, 일반고의 3배..."과학고→외고→자사고→일반고 順 서열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교육부, 13개大 학종 실태 조사 결과 발표
학종 합격률 과학고 26.1%, 일반고(9.1%)의 2.9배
고교 프로파일·학생부·자소서 편법 기재 다수 발견
교육부 "고교 등급제 여부는 추가 확인 필요"

서울·연세·고려대 등 13개 주요 대학 대입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의 합격률이 일반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과학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 순으로 고교 체제가 서열화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5일 이런 내용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으로 입시 제도 불공정성 이슈가 부상하자 특목고·자사고 등 특정 학교 출신이 많이 합격한 전국 13개 대학을 뽑아 지난달 학종 실태 조사를 벌였다.

조선일보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13개 대학에서 2016∼2019학년도까지 총 202만여 건의 전형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했다. 조사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춘천교대, 포항공대, 한국교원대, 홍익대 등이다.

13개 대학의 학종 고교 유형별 합격률을 살펴보면 과학고·영재고가 26.1%로 가장 높았다.
과학고와 함께 특수목적고인 외고·국제고가 13.9%, 자사고가 10.2%, 일반고는 9.1% 순으로 나타났다. 과학고·영재고의 학종 합격률이 일반고의 2.9배나 됐다.

교육부는 또 대학의 평균 내신등급을 분석한 결과, 학종 전형 전 과정에 걸쳐 지원자·합격자의 평균 내신등급이 ‘일반고>자사고>외국어고고・국제고>과학고’의 순으로 나타나 서열화된 고교체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2019학년도 대입에서 A대학 B학과 지원자의 평균 내신등급은 일반고(1.98), 자사고(3.44), 외고·국제고(3.62) 순이었다. 합격자는 일반고(1.30), 자사고(2.26), 외고·국제고(2.86)로 나타났다. 자사고나 외고·국제고 출신은 상대적으로 낮은 내신 등급으로도 합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학종 선발시 (학교에 등급을 매겨 학생을 평가하는)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느냐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에서 일부 고교가 편법으로 과거 졸업자 대학진학실적이나 학생 어학 성적 등을 제공한 사실도 찾아냈다. 아울러 자기소개서, 추천서에서는 기재가 금지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드러나는 내용이 들어가는 등 위반 사항이 366건 발견됐고, 자소서에서도 표절로 추정되는 경우가 228건 있었다.

지원자의 고교에 대한 기본정보와 교육과정이 담긴 ‘고교 프로파일’에도 기재를 금지한 정보를 제공한 경우도 있었다.

교육부는 또 대입 전형의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도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기자 전형에서 어학 능력 등을 자격요건으로 해 특정 고교 일부 계열에서 합격자의 70%를 차지하는 경우도 나왔다. 교직원 자녀가 해당 대학 또는 부모 소속 학과에 합격한 경우가 있었으나 회피・제척은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학생부종합전형이 지난 10년 동안 양적으로 확대돼
왔지만 질적으로 관리되지 못했다"며 "학종이 국민들의 불신을 받는 데에 교육부의 책임이 크며, 이번 기회에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했다.

[최락선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