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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난민시설 공습 '전쟁범죄' 용의선상에 U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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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유엔조사단 인용…아프리카 이주민 183명 사상한 참변

연합뉴스

올해 7월 2일 폭격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리비아 타조라 난민시설의 모습[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지난 7월 리비아에서 53명의 목숨을 앗아간 난민 구금시설 공습의 배후로 유엔 조사단은 아랍에미리트(UAE)를 의심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이 사건을 비공개로 조사해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속 조사단이 외국 전투기가 공습을 실행했다고 보며 UA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2일 리비아 트리폴리 교외 타조라에 있는 난민 구금시설이 공습을 받아 53명이 숨지고 130명이 다쳤다.

사망자 대다수는 리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고자 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4월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측이 이끄는 리비아 국민군(LNA)이 서부 도시 트리폴리에 진격해 내전이 격화한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사건이다.

당시 트리폴리는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의 통합정부군(GNA)이 차지하고 있던 지역이다.

GNA 측은 공습 당시 UAE 전투기가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지만, UAE의 지원을 받는 LNA는 처음에 적법한 표적을 폭격했다고 했다가 나중에 연루 정황을 부인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당시 공습에 대해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전쟁범죄가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BBC는 조사단이 작성한 비공개 보고서를 인용해 "공습 당시 정확히 몇 대인지는 알 수 없는 미라주 2000-9 전투기들이 리비아 내 주프라와 알카딤 공군기지 두 곳에서 작전을 벌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라주 전투기는 LNA를 지원해온 UAE와 이집트가 모두 많은 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은 UAE가 알카딤 기지를 증축해 LNA 측에 항공 지원을 해왔다고 2017년 밝힌 바 있다.

이는 유엔 안보리 조사단이 배후 조사에서 UAE에 초점을 두고 있는 배경이다.

UAE는 올해 8월 영국,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와 함께 유엔이 2011년부터 리비아에 가한 무기 금수 조치에 동참하겠다고 서명했다.

보고서는 "하프타르 측 공군을 직접 지원하는 유엔 회원국 한 곳이 운용하는 전투기가 정밀 타격 유도 미사일을 사용해 공습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관련 증거를 아직 수집하는 중이라며 해당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다.

UAE 당국과 LNA 측은 보고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리비아에서는 과거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파벌 간 분쟁으로 내전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무려 12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1천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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