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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공장 굴뚝에 5분간 머물던 드론 "오염물질 기준치 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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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물질 불법 배출 단속에 드론 활용…시료채취 시간 획기적 단축

연합뉴스

오염물질 측정용 드론
[촬영 김수현]



(안산=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여기 드론 보이시죠? 이제 이 드론이 저 아래 산업단지 공장 굴뚝으로 가서 시료를 채취합니다."

지난 8일 경기 안산 단원구의 안산 스마트허브 전망대.

환경부 소속 수도권대기환경청 관계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무인항공기(드론)가 1㎞ 떨어진 경기 시화·반월 산업단지로 날아갔다.

드론은 하얀 연기를 내뿜는 굴뚝을 기웃거리더니 한 공장 굴뚝에 5분가량 머물다가 전망대로 돌아왔다. 드론 몸체에 달려 있던 1ℓ짜리 봉투가 부풀어져 있었다.

사업장 내 굴뚝에서 대기오염 물질 배출허용 기준이 지켜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기체 형태의 시료를 채취한 것이다.

수도권대기환경청 관계자가 드론에서 봉투를 조심히 분리해냈다. 전망대에 세워진 이동측정 차량 내 대기 질 분석 장비에 봉투를 가져다 대자 차 안에 있던 모니터 화면에 빨간색, 파란색, 주황색 그래프가 곧바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 대기공학연구과의 박정민 과장은 "굴뚝에서 채취한 시료의 오염도를 이동측정 차량 내 분석 장비로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며 "톨루엔, 벤젠, 자일렌 등 미세먼지를 만드는 물질이 나오긴 했지만 모두 기준치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올해 2월부터 수도권대기환경청에 미세먼지 감시팀을 운영하고 있다.

감시팀은 촬영용 드론과 산업단지 내에 이동측정 차량을 활용해 고농도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업장을 선정한 뒤 굴뚝 연기를 포집한다.

이날 시연 때문에 드론을 일부러 오래 띄웠지만 실제 드론이 1ℓ짜리 봉투에 연기를 포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분이라고 한다. 5ℓ짜리 봉투에도 2∼3분이면 연기를 포집할 수 있다. 드론이나 이동측정 차량 없이 굴뚝에서 시료를 채취하던 과거 점검 방식으로 3∼4시간 걸리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시간 단축이다.

수도권대기환경청 관계자는 "미세먼지 감시팀을 발족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총 255개소를 점검했고 위반업체 76개소를 적발했다"며 "특히 이동측정 차량과 드론을 활용한 경우 적발률은 42%로 장비를 활용하지 않을 때의 적발률 26%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도권대기환경청 내 미세먼지 감시팀이 보유한 이동측정 차량은 2대, 측정용 드론 4대, 촬영용 드론 2대다.

환경부는 수도권대기환경청 등 일부 지방환경청만 보유하던 이동측정 차량과 드론을 다음 달에는 전국 지방환경청에 보급해 미세먼지 감시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수도권대기환경청 관계자는 "단시간 내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대기오염 물질 측정, 불법 배출 사업장 추적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봄, 가을 등 미세먼지 취약시기 점검을 강화해 대기 질 개선에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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