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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미세먼지 주범 대기오염물질 잡으러 ‘드론’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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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환경청, 2월 무인기·차량 활용한 ‘미세먼지감시팀’ 출범

적발률 26%→42%…“미세먼지 취약한 봄·겨울 활약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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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11시 경기 안산 반월산업단지 상공으로 무인기(드론) 한 대가 떠올랐다. 무인기는 하얀 연기를 내뿜는 공장 굴뚝 위에 멈췄다. 무인기에 장착된 가늘고 긴 금속관 안으로 공장의 대기오염물질이 들어갔다. 근처 언덕 위에 세워져 있던 이동측정차량 안 모니터에서 대기오염물질 수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환경부는 이날 안산 반월산업단지 옆 스마트허브전망대에서 무인기와 이동측정차량을 사용해 어떻게 대기오염물질 배출 시설을 점검하는지를 시연했다. 전국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은 지난해 12월 기준 총 5만6584곳이고, 이중 44%(2만5175곳)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은 지난 2월 한국환경과학원이 약 3년에 걸쳐 개발한 측정용 무인기와 이동측정차량 등을 활용해 대기오염물질 불법 배출 시설을 단속하는 ‘미세먼지감시팀’을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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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미세먼지감시팀은 이동측정차량 2대와 측정용무인기 4대, 촬영용 드론 2대 등 장비를 운용해 지자체와 합동으로 배출 사업장을 점검하고 있다. 측정용 무인기에는 사업장이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동시에 포집하는 장비가 장착돼 있다. 우선 촬영용 무인기를 날려 사업장 밀집 지역이나 접근이 어려운 현장 시설 등의 상황을 둘러본 뒤 특이점이 있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시설에 측정용 드론을 띄운다. 측정용 무인기에 설치된 긴 금속관 안으로 대기오염물질이 들어오면 연결된 컴퓨터에 물질별 농도 측정값이 뜬다. 불법 정황이 확인되면 무인기에 달린 포집용 투명봉지에 대기오염물질을 담아오는 방식이다. 30여개 오염물질을 측정하고 포집하기까지 약 1분이 걸린다.

김정훈 환경과학원 대기공학연구과 연구사는 “굴뚝에 사람이 직접 올라가 포집하는 기존 점검방식으로는 굴뚝 1개의 시료 채취를 하는 데에만 3~4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포집한 물질을 검사하는 것도 1주일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 측정용 드론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오염물질별 농도 분석이 가능하고, 조사에 필요한 시간도 크게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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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이동측정차량은 산업단지 등을 돌아다니며 주변의 대기 오염도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차량엔 대기질 분석장비가 설치돼 있고 물질별 질량 차이를 이용해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하는 장비까지 갖췄다. 시료채취 없이도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지정악취물질 등 특정대기유해물질(60여종)을 ppt(1조분의 1 농도) 단위까지 분석할 수 있다. 이동측정차량이 산업단지를 돌아다니며 오염물질 배출원 범위를 압축하면 무인기를 띄워 불법 사업장을 특정한 뒤 시료를 채취한다.

정부는 수도권 외 지역에도 무인기와 이동측정차량을 보급하기 위해 내년 관련 예산을 56억원 편성해둔 상태다. 정복영 수도권대기환경청장은 “미세먼지감시팀 운영 뒤 지금까지 총 255개 사업장을 점검해 76개 위반 업체를 적발했는데, 이동측정차량과 드론을 활용할 때 적발률이 42%으로 기존(26%)보다 높았다. 미세먼지 취약 시기(봄·겨울) 대기질 개선에 큰 기여를 할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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