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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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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뇌·심장·눈 혈관 파괴자 … 필살 무기는 혈당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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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이상 7명 중 1명은 당뇨인

치료받는 환자는 56.7%에 불과

혈압·콜레스테롤 수치 관리해야"

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 당뇨 바로 알아야 이긴다 당뇨병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방치하면 오랜 시간에 걸쳐 혈관을 망가뜨리고 장기에 치명상을 입힌다. 다행히 당뇨병은 치료법이 다양한 편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주사·경구약·펌프를 쓰거나 비만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만성질환자에겐 흔한 약 부작용인 당뇨병 발생 위험이 낮은 약을 쓰기도 한다.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유용한 자가 혈당 측정기 같은 관리책도 있다.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계기로 최적의 예방·치료·관리 솔루션을 알아둬 당뇨병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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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에너지가 휘발유라면 신체를 움직이는 에너지는 포도당이다. 혈액 속에 있는 포도당이 세포로 이동해 에너지로 쓰인다. 이때 혈액에 있는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데 필요한 물질이 인슐린이다. 그러나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의 양이 모자라거나 성능이 떨어지면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 속에 쌓여 소변으로 넘쳐 나온다. 이것이 ‘당뇨병’이다.

국내 당뇨병 인구는 500만 명을 넘어섰고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한 명이 당뇨병을 앓는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혈관 합병증 탓이다.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면 눈·콩팥·신경의 미세 혈관부터 심장·뇌 등 대혈관까지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정인경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난 장애나 사망 원인 대부분이 합병증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당뇨병 진단을 받아도 제대로 관리·치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한당뇨병학회 자료(2018)에 따르면 당뇨병이 있는 성인의 62.6%만 질환을 인지하고 있으며 치료를 받는 사람은 56.7%에 불과했다. 혈당 조절이 잘 되는 환자는 단 25.1%다. 전문가들은 당뇨병을 효과적으로 예방·관리하려면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식이요법·운동·체중 조절이 예방 첫걸음

첫째, 당뇨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을 관리하는 것이다. 당뇨병은 공복 혈당 126㎎/dL 이상, 식후 2시간 혈당 200㎎/dL 이상, 당화혈색소 6.5% 이상일 때 진단한다. 한국인은 공복혈당장애·내당능장애 등 당뇨병 전 단계에 속한 사람이 많다. 공복혈당장애는 공복 혈당 100~125㎎/dL, 내당능장애는 식후 2시간 혈당 140~199㎎/dL일 때를 말한다. 전 단계인 사람이 당뇨병으로 진행하는 비율은 연간 8~10%다.

따라서 ▶과체중(체질량지수 23㎏/㎡)이거나 ▶직계가족 중 당뇨병이 있고 ▶공복혈당장애·내당능장애 과거력 ▶임신성 당뇨병이나 4㎏ 이상의 거대아 출산력 ▶고혈압(140/90㎜Hg 이상)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35㎎/dL 미만 또는 중성지방 250㎎/dL 이상인 사람은 공복혈당·당화혈색소 검사를 매년 받도록 한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는 “고위험군 중 식이요법·운동·체중 조절을 잘 수행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이 58%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했다.

의심 증상도 알아둬야 한다. 당뇨병의 주 증상은 다뇨·다음·다식·체중 감소다. 소변량이 늘고 갈증이 심해지며 허기를 자주 느껴 많이 먹는데도 살이 빠지는 게 특징이다.

혈당 측정기 이용한 자가 검사도 바람직

둘째,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적절한 치료를 받고 꾸준히 합병증 위험을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약물요법은 혈당 조절에 상당히 효과적이다. 환자 상태에 맞춰 혈당강하제나 인슐린 주사·펌프를 쓴다. 당뇨병 환자의 70~80%는 대사 질환을 동반한다. 혈당과 함께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함께 관리하는 게 치료 원칙이다. 혈압 140/85㎜Hg 미만,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100㎎/dL 미만으로 관리하면 심혈관 질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혈당 측정기를 이용한 자가 검사도 권장된다. 조 교수는 “자가 혈당 데이터는 인슐린의 용량을 조절하고 개인별 식품 섭취나 상황에 따른 혈당 반응을 체크하는 데 유용하다”며 “데이터를 기초로 의료진의 상담·교육을 받으면 효과적인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비만 수술이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 수술하면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인슐린 민감도를 올릴 수 있다. 체질량지수 35㎏/㎡ 이상인 당뇨병 환자가 수술하면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 효과가 매우 크다. 조 교수는 “치료뿐 아니라 식단 관리나 운동, 체중 조절을 해야 혈당 조절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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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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