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 여성 11만1459명 분석
요오드 치료 불안감 줄이고
피임 기간 단축할 근거 마련
갑상샘암으로 수술과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아도 6개월이 지난 뒤 임신하면 유산·기형 발생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대목동병원 핵의학과 김혜옥 교수는 ‘갑상샘암 치료를 받은 가임 여성에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와 임신 결과와의 연관성’을 주제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 2008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갑상샘암 수술을 받은 11만1459명의 가임 여성(20~49세)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갑상샘암으로 수술만 받은 그룹(5만9483명)과 수술과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모두 받은 그룹(5만1976명)으로 나눴다. 이 중 수술 이후 임신을 한 1만482명의 데이터를 그들 자녀 정보와 연결해 분석했다. 특히 두 그룹 간 유산·조산·기형 발생에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고 치료 후 임신까지의 기간과 투여한 방사성 요오드의 용량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봤다.
치료 후 반년 내 임신 때 기형률 13.3%
분석 결과, 수술만 받은 군과 수술과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모두 받은 두 그룹을 비교했을 때 유산은 각각 30.7%와 32.1%, 조산은 각각 12.8%와 12.9%, 기형 발생은 8.9%와 9%로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방사성 요오드 치료 후 임신까지의 기간을 6개월, 6~12개월, 12~24개월, 24개월 이상으로 기간에 따라 분석했을 때 6개월 이내에 임신한 경우 기형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6개월 이내 임신의 기형 발생은 13.3%, 6~12개월 7.9%, 12~24개월 8.3%, 24개월 이상 9.6%로 나타났다. 방사성 치료 후 유산 발생률은 6개월 이내에 임신한 경우 60.6%, 6~12개월 30.1%, 12~24개월 27.4%, 24개월 이상 31.9%였다. 6개월 이내에 조기 임신한 경우 자연 유산과 치료 유산이 유의하게 높았지만 6개월 이후에는 더는 증가하지 않았다.
조산의 경우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 용량에 따른 그룹 분석에서도 조산·유산·기형의 발생은 상관관계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 등 여러 가이드라인에서 가임기 여성은 방사성 요오드 치료 후 6~12개월 정도 피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 시 혈액·소변·대변에 있는 방사성 요오드로부터 생식선이 방사성 피폭을 받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줄이고 환자의 피임 기간을 줄일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미국의사회 내과학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 10월호에 실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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