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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성정은 기자]
선중훈 하태형, 결이 전혀 다른 두 작가가 만난 전시회가 미술 애호가들을 손짓한다.
지난 2일부터 오는 12월 3일까지 서울 신촌 아트레온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선종훈, 하태형 작가의 '리베라 메(LIBERA ME)' 전이다. '리베라 메'는 라틴어로 '나를 구원하소서'라는 뜻이다.
선종훈, 하태형은 작업의 결이 전혀 다른 작가들이다. 선종훈 작가가 '아름다움'을 화두로 신비로움과 밝음, 평화가 연상되는 작품활동을 꾸준히 해왔다면 하태형 작가는 시대 현실을 직시하며 고통과 파괴, 무너짐과 폐허, 절망을 직시하며 작품에 담아왔다.
그래서 두 작가의 만남은 파격이다. 선과 악, 흑과 백, 하늘과 땅, 숭고함과 비천함, 희망과 좌절, 반목과 평화 등 서로의 작품은 정반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평화는 깨어짐과 갈등의 상황에서 더 갈구되어지며, 구원은 절망의 가장 깊은 구렁텅이에서 은혜로 빛난다. 서로 상반되지만 반대가 있기에 그 반대가 더 여실해지는 것처럼 두 작가의 상반된 작업은 그들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극대화 한다.
회색빛 무채색과 안료의 뭉침과 흩어짐, 덩어리 그리고 부조로 표현된 인양된 세월호의 이미지, eden down과 같은 현실에서 부유하는 인간 군상과 얼굴없이 스러져가는 수많은 사람들. 하태형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참사와 고통은 절규로 읽힌다. 그러나 모든 해결책은 현실의 인정없이 나오지 않는다. 아니 꼭 해답이 아니어도 현실을 담보하지 않는 미래는 없다. 그래서 하태형 작가의 철저한 자기인식 혹은 현실인식은 희망과 연결되어 있다.
반면 선종훈 작가의 작품에는 현실을 초월하는 구도자적 간구가 담겨 있다. 수없이 연결되어 형태를 만들어 가는 삼각형은 신을 갈구하는 삼위일체의 작가의 수신(修身)이며 고뇌다. 지극한 '아름다움'은 '깨달음'을 수반한다. 온전한 평온으로 가는 길은 자기를 비움이며 초월한 신을 향한 나약한 인간의 인정이며, 그 길에서 하나씩 쌓아가는 기도다. 선종훈 작가의 작품은 보는이로 하여금 자신의 상황이 어떠하든 평화와 구원을 위한 기도와 비움에 동참하고 싶게 만드는 끌림이 있다.
그래서 이 두 작가의 '리베라 메'는 하나의 목소리다. 서로 상반된 두 작가의 작품이 어우러져 가져오는 시너지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하는 전시다. 아트레온 갤러리에서는 오는 23일, 전시와 같은 제목 '리베라 메'로 카운터테너 이희상의 연주회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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