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호 에프알티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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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소방관 구조장비 무게를 덜어주는 근력보강 로봇부터 산업현장에서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로봇까지 다양한 분야에 로봇 상품을 내놓으려 한다.”
11일 서울 테헤란로 서울산업진흥원(SBA) 액셀러레이팅센터에서 만난 에프알티(FRT) 장재호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뚜렷하게 사업화에 성공한 모델이 없다. 시장에 적합한 로봇을 내놓기 위해 상품을 개발한다”고 말했다. 에프알티라는 회사 명칭은 ‘필드 로봇(Field Robot, 야외용 로봇)’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에프알티는 2015년 3월 설립된 로봇 스타트업이다. 장 대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연) 수석 연구원으로 일하며 창업했다. 장 대표는 “생기연에서 정부 지원을 통해 근력증강 웨어러블 로봇을 기획했다”며 “기술은 개발됐지만 대기업 등은 당장 수익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업화에 주저했다. 사업화가 늦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주도권을 뺏길 것 같아 직접 창업했다”고 했다.
장 대표는 2014년 6년간 연구 끝에 국내 최초 유압식 웨어러블 로봇을 만들었다. 세계에서는 미국 다음 두 번째다.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 근력을 강화해 화재진압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하이퍼(HyPER)’를 개발했다. 하이퍼를 착용하면 무게를 3분의1만 느끼며 시간당 6km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구조배낭이 30㎏이라 가정했을 때 10㎏만 체감한다.
장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사람이 착용하는 ‘외골격설계기술’과 움직임을 파악하는 ‘의도인식기술’, 힘을 제어하는 ‘제어기술’ 3가지로 나뉜다. 3가지를 잘 조합하는 게 로봇 기술력이다”며 “미국에서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방산, 우주항공과 연관돼 기술보호가 심하다. 국내에서 오랫동안 기름 압력을 이용해 움직이는 유압식 모델을 개발했다”고 했다.
웨어러블 로봇은 고령화에 따른 의료지원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다. 대기업도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뛰어든다. 지난 9월 현대차는 공장에서 장시간 일하는 근로자들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인 ‘벡스(VEX)’를 자체 개발했다. 한국타이어 역시 근로자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해 웨어러블 로봇 개발 중이다.
장 대표가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서 가장 고심하는 건 사업화다. 웨어러블 로봇이 고가인 경우가 많고 아직 일상화된 개념은 아닌지라 판매로를 개척해야 하는 상황. 에프알티는 산업계와 B2B(기업과 기업 간)거래, 일반 소비자 시장 공략을 통해 매출 다변화를 꾀한다.
장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활성화하기 위해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 가격을 만족시킬 로봇 제품 기획이 중요하다”며 “최근 하이퍼보다 기능을 축소해 평균 시장 가격대 500만원 보다 낮은 300만원대로 현장 근로자용 로봇을 만들었다. 몇 개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웨어러블 로봇 트렌드는 산업분야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일반인을 위한 기술 개발이다. 고령화 등 노인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하체근력을 보조해주는 실버용, 등산 등 레저용으로도 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며 “소비자와 시장이 원하는 기술력을 보유해 제품화에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에프알티는 작년 약 2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25억원이 목표다. 직원은 12명이다. 경북 경산에 공장이 1개 있다.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2017년부터 투자가 시작 돼 SBA 2억원을 비?새 한국과학기술지주, 포스코기술투자 등으로부터 총 13억원을 받았다. 투자금은 인력채용과 시설투자에 쓰였다.
장 대표는 “투자자들은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아이템에 대한 기대로 투자를 결정했다. 로봇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미래 시장에서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근력을 보강해줄 도구가 필요하다. 시장에 맞는 웨어러블 로봇을 내놓겠다”고 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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