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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與野政 상설협의체 재가동 호응 하루 만에 ‘삐걱’… 멀고 먼 ‘협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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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여야 5당 대표 만찬 이후 정국 안갯속 / 민주·한국당, 협의체 참석 범위 놓고 이견 / 이해찬 “각당 대표·원내대표 함께 논의” / 한국당, 국회 교섭단체 3당만 참석 입장 / 일각 “굳이 들어가야 하나” 우려 목소리도 / 李 총리·일부 장관 교체 가능성도 부상 / 정세균·김진표·원혜영 등 총리 후보로 / ‘文대통령 복심’ 윤건영 출마설도 제기 / 한국당, 靑에 ‘민부론’ 등 책 2권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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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가로등에 달린 좌회전 금지·일방통행 표지판 뒤로 국회의사당이 보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가동에 큰 틀의 공감대를 이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하루 만인 11일 협의체 참석 범위를 놓고 당장 이견을 보였다. 여권 안팎에서 거론되는 개각 하마평에도 협치를 염두에 둔 인사들은 아직 거론되지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회동에 대해 “대통령도 분기별로 한 번 정도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며 “국회에서 여야정 협의는 교섭단체끼리 해야 하지만, 대통령과 만나는 협의체는 교섭단체 관계없이 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함께 해 논의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청와대 만찬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여야정 협의체 가동의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호평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가 모여 협의체 회의를 열었던 만큼 재개할 경우에도 같은 형식으로 열어야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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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한국당은 참석 범위를 교섭단체 3당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날 “원내대표가 협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여야정 협의체 관련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할 수 있는 기회에 하자”며 즉답을 피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청와대와 적극적인 소통을 원한다. 적극 환영한다”면서도 “좀 더 원활한 의사소통과 국회 운영에 도움되는 여야정 협의체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 범위를 교섭단체 3당으로 제한하고 정계개편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국당에선 의석이 4석에 불과한 민주평화당을 포함시킬 경우 2석인 우리공화당을 배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더욱이 국정협의체 참여 자체에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제1야당인 한국당이 굳이 국정협의체에 들어가는 실익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지도부가 잘 판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일부 긍정적인 분위기도 있다. 한국당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은 청와대를 찾아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당의 경제정책 비전인 ‘민부론’과 외교·안보 정책 대안인 ‘민평론’ 책자를 전달했다. 강 수석은 김 실장에게 “합리적이고 건강한 야당의 정책은 검토해 정부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개각을 둘러싼 하마평도 나온다. 여권 등에 따르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날 “내년 총선과 관련해 당에서 요구하고 본인이 동의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놓아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히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후임에 대한 검증 작업과 이낙연 국무총리를 포함한 일부 장관을 염두에 둔 교체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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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국민의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 세 번째)와 이인영 원내대표(〃 네 번째) 등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이 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이 총선에 나서기 위해선 공직 사퇴시한(내년 1월16일) 이전인 이르면 내달, 늦어도 내년 초에는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 공석인 법무장관 ‘원포인트’ 인선 이후 ‘총선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후임 법무 장관에는 청문회 통과를 위해 현역 의원들이 물망에 오른다. 과거 민정수석 경험을 갖춘 전해철 의원의 입각 가능성이 꾸준히 흘러나온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과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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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여야5당 만찬회동. 뉴시스


이 총리의 ‘총선 역할론’이 커지면서 여권에선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진표·원혜영 의원 등이 차기 총리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때 총선 출마설이 제기된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이날 “제 일을 묵묵히 할 뿐”이라고 밝혔다. 출마설에는 일단 선을 그었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만찬 회동을 계기로 여야가 한층 협조적으로 정국을 끌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지만 하루 만에 서로 간 공방을 재개했다.

여야는 이날 서로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민주당 이 대표는 한국당이 내년 예산안에서 14조5000억원 삭감을 주장한 것과 관련, “한국당은 대체 어느 나라 정당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황 대표도 “문재인 정권의 꿀 바른 화려한 독버섯 같은 정책들을 폐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정부와 여당을 맹비난했다.

장혜진·이귀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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