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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갈길 먼 전작권전환]속도 내는 文정부, 한미동맹 재정립 이슈 '첩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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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서울서 한미안보협의회 개최

유엔사 지위·위기대응 범위 등 현안 산적

美 유리하게 동맹 개념 조정 움직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앞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미래 한미연합군사령부 구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내는 주역이 되어주시길 당부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한미연합군사령부 창설 41주년 기념식에 보낸 축전 메시지 중 일부다.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전환과 이후 한미연합군을 지휘할 한국군 주도의 미래 연합사 구성에 속도를 내달라는 주문이다. 임기 절반을 남겨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 내 전작권 전환을 완수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전작권 전환 목표 시기는 2022년이다.

이와 관련,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51차 안보협의회(SCM)는 한미 국방장관간 전작권 전환 등 한미동맹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군사령부와의 관계 설정 문제와 한미 동맹위기관리 각서 개정, 미래 한미동맹 국방비전 연구결과 논의 등이 핵심 이슈다. 그러나 이들 배경에는 전작권 전환을 계기로 미측이 한미동맹 개념을 자국에 유리하게 조정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어 합의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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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7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콜리어필드 체육관에서 열린 한미연합군사령부 창설 41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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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사-연합사 관계 설정

우선은 유엔사 관련 문제다. 미측은 지난 해 10월 미 국방부에서 열린 제50차 SCM에서 유엔사의 지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한미 국방장관은 ‘한국 합참-유엔사-연합사간 관계 관련 약정’(TOR-R·이하 토르)이라는 전략문서에 합의했다. 당시 국방부는 “한미 국방부는 한반도에서 무력분쟁을 예방하는 역할을 수행해 온 유엔군사령부를 지속 유지하고 지원하며 한국 합참, 연합군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유엔군사령부간의 상호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미측의 요청에 따른 협정이었다는 설명이었다.

현재와 같이 미군이 주한미군사령관·연합군사령관·유엔군사령관을 겸임하면 지휘관계에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전작권 전환 이후에는 한국군이 연합군사령관을 맡고 주한미군사령관이 연합군 부사령관이 된다. 전작권 전환 이후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을 겸하게 되면 한국군 사령관과의 지휘 관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특히 미측이 추진하고 있는 유엔군사령부 ‘재활성화(revitalization)’ 프로그램이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유엔사의 실질적 역할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반도에서 ‘지휘권’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미측은 유엔사의 핵심 참모를 다국적으로 편성해 임무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 개정도 협의

이번 SCM에서 논의될 또 다른 현안은 전작권 전환 이후 위기 사태 시 양측의 역할 재정립 문제다. 현재는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 상 연합위기관리 범위가 ‘한반도 유사시’로 국한돼 있다. 그러나 미측은 ‘미국의 유사시’까지 동맹의 대응 범위를 넓히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면서 ‘동맹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이는 미군 전쟁에 한국군을 파병시킬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또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태평양 지역’에 국한한 조항과 상충될 수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 개정 문제에 대해 “앞으로 논의해갈 부분”이라면서 “일단 기본적으로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서 움직여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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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해 10월 31일 미국 워싱턴D.C 국방부(펜타곤)에서 열린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앞서 미국 국방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한국 국방부 장관이 미 국방부 의장대를 정식 사열한 것은 처음이었다. [사진=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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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한미동맹 국방비전 공동연구물도 평가

제 50차 SCM에서 합의한 미래 한미동맹 국방비전 공동연구의 결과물도 관심사다. 이번 연구는 전작권 전환과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 등에 따라 동맹의 성격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공동의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도 전작권 전환 추진 계획에 따라 미래 동맹비전을 연구하는 미래 동맹 정책 회의를 운영한 바 있다.

이번 SCM에서 한미 양국은 공동연구의 결과물을 평가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물에는 정전협정 폐기와 평화체제 전환 이후 주한미군의 성격 변화 등의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 방위 임무를 넘어 지역 평화유지군이나 안정자로서의 역할 방안 등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래 한미동맹 국방비전은 향후 안보환경 변화를 고려해 동맹의 국방분야 협력을 한층 더 상호보완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공동의 비전을 담아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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