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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메모광' 볼턴의 비밀노트, 트럼프 탄핵 스모킹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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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모든 회의서 열렬히 기록" 하원 탄핵조사 증언 가능성

트럼프측, 메모 내용에 촉각

조선일보

메모광으로 알려진 존 볼턴〈사진〉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비밀 노트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하원 탄핵 조사에서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1일(현지 시각) 볼턴과 함께 수많은 회의에 참석한 소식통을 인용해 "볼턴은 모든 회의에서 열렬히 노트에 기록한 사람"이라며 "볼턴은 탄핵 조사의 가장 큰 와일드카드"라고 보도했다. 볼턴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어떤 증인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볼턴의 메모는 북핵 협상에서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당시 볼턴만 협상 테이블에 노란 메모 노트를 펴놓았다. 지난 1월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는 자리에 들고 나온 노트엔 '(베네수엘라에 인접한) 콜롬비아에 군 병력 5000명'이라고 적혀 있는 것이 기자들의 카메라에 포착된 적도 있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의 보좌진이 볼턴이 어떤 메모를 보관하고 있는지, 언제 그것들을 발설할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볼턴의 변호사인 찰스 쿠퍼가 지난 8일 "볼턴은 아직 (하원 청문회) 증언에서 논의되지 않은 (우크라이나 관련) 다수의 관련 대화와 만남에 관여돼 있다"고 밝힌 것도 이 '비밀 노트'를 근거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 트위터로 "더 이상 백악관에 필요 없다"며 볼턴을 모욕적으로 경질한 것을 감안하면, 볼턴이 '비밀 노트'를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볼턴은 의회의 탄핵 청문회 출석 요구에 불응했지만 법원이 출석을 명령할 경우 나갈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달 14일 피오나 힐 전 국가안보위원회(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 고문은 하원 정보위에 출석해 볼턴이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등이 관여한 우크라이나 압박 외교를 '마약 거래'라고 부르며 반대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일반적으로 백악관 직원이 떠날 때 기밀 정보가 들어 있는 것은 검토를 위해 백악관으로 넘긴다"며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볼턴이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그 내용에 따라 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볼턴이 비밀 노트를 꺼내놓으려 할 경우 법적 조치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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