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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SKT '脫통신 사업' 보안·쇼핑몰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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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 3사인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올 3분기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5G(5세대) 이동통신망 구축과 5G 요금제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에 큰돈이 든 탓이다. 5G 시대 개막 비용에 따른 충격파를 흡수하는 능력은 각 사가 달랐다. SK텔레콤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30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줄어든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영업이익이 3125억원, 155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4%, 31.7%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탈(脫)통신 분야가 명암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안·전자상거래 등 탈(脫)통신 분야들이 버텨준 SK텔레콤이 선방한 반면 탈통신 분야가 상대적으로 약한 KT와 LG유플러스는 5G 투자·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보안·상거래의 SKT는 A학점, 금융·부동산 부진한 KT는 C학점

탈통신 분야에서 가장 선전한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보안·전자상거래·미디어 등 자회사 매출로만 올 3분기 1조6497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실적이 30%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대략 36% 안팎을 차지했다. 영업이익 면에서도 탈통신 분야는 1년 전 65억원 적자에서 올 3분기에는 49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보안 자회사 ADT캡스SK인포섹은 금융 등 B2B(기업 간 거래) 고객 확대, 사물인터넷(IoT) 적용 보안 시스템 출시 등으로 올 3분기 합산 매출 3060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분기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11번가 등 전자상거래 분야 실적도 개선세다. 전자상거래 사업은 작년 3분기 254억원 적자였지만 올 3분기 1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무분별한 가격 경쟁·마케팅 출혈을 최소화해 수익성을 키운 결과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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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KT는 유·무선 분야를 제외한 탈통신 분야 3분기 매출이 2조1335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0.8% 감소했다. 탈통신 분야 비중은 34%로 SK텔레콤과 엇비슷했지만, 금융과 부동산 사업 실적 악화가 큰 타격을 줬다. KT의 금융 계열사 BC카드의 매출이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줄었고, KT에스테이트 등 부동산 개발 사업은 작년 대비 분양 실적이 감소해 매출이 1년 전보다 42% 줄었다. KT 관계자는 "작년 3분기에는 광주광역시 쌍암지구 개발 등으로 매출이 늘었는데 올해는 신규 분양 실적이 없어 악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과 IPTV를 발판 삼아 작년보다 소폭 성장했다. 특히 IPTV 매출은 올 3분기 2584억원으로 1년 전보다 5.8% 늘었고, 데이터센터(IDC) 임대 매출 역시 1년 전보다 18.2% 증가한 47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탈통신 사업의 실적 성장에도 5G 마케팅 비용이 예상보다 급증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다.

◇M&A·제휴·호텔 개발로 출구 찾는다

통신 3사는 탈통신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디어·콘텐츠 사업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이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 업계 2위인 티브로드 합병을 진행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와 공동 운영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웨이브(Wavve)도 선보였다. 카카오와는 상호 지분 투자로 협력을 추진한다. 스마트폰부터 TV, 모빌리티 등 분야를 막론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는 것이다.

KT는 전국 전화국·지사 등 부동산 자산을 바탕으로 한 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KT는 지난 9월 서울 신사지사 부지를 개발해 '하얏트 안다즈 강남' 호텔을 개장했다. 2021년 6월에는 KT 송파지사를 개발한 '송파 소피텔', 2022년 4월에는 명동지사 부지를 개발한 '명동 르메르디앙' 호텔을 연이어 개장한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로 콘텐츠 사업뿐만 아니라 알뜰폰 사업도 확장해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탈통신 사업 확대는 가입자에게 요금을 징수해 운영하는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통신 산업의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강동철 기자(charl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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