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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To the Moon with Snoopy’…70세 스누피는 여전히 ‘우리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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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 우리가 기억하는 이 ‘개’의 가장 강렬한 모습은 빨간 집 위에 올라가 귀를 축 늘어뜨리고 잠을 자는 모습이다. 이 영민하고 때로는 게으른 스누피의 인간 절친이 바로 찰리 브라운이다. 50년 전 달 착륙의 순간을 함께한 스누피를 매개체로, 우주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시티라이프

(위에서부터) 전시 전경 `To the Moon with Snoopy` , 박승모_Maya, 2019, 이정우_MAISON DE LEEYOUNGHEE,2019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Info

-부제 달 착륙 50주년,

-스누피 탄생 70주년 특별전

-장소 롯데뮤지엄

-기간 ~2020년 3월1일

-티켓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2000원, 어린이 9000원

-시간 월~일, 10시30분~19시(종료 30분 전 입장 마감)

“스누피에게 전투기 조종사 판타지는 삶의 에너지 중 하나인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강아지로서 살아가는 스누피의 삶이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스누피는 막대를 던지면 물어 오고 집에 돌아온 가족을 반기는, 평범한 강아지들이 하는 행동을 거부한다. 나는 스누피가 좋다. 만약 스누피가 내 반려견이라 해도 싫지 않지만, 때로는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찰리 브라운의 말에 동의하곤 한다.” - 찰스 슐츠

1969년 5월18일 낮 12시 45분 30초, 미국 플로리다주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우주선이 달을 향해 출발했다. 바로 아폴로 10호다.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이자 이벤트인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시도의 최종 리허설이 아폴로 10호의 임무였다. 미항공우주국 NASA는 아폴로 10호의 사령선과 착륙선의 콜 사인을 조종사인 토머스 스태포드, 존 영, 유진 서넌에게 맡겼다. 이 조종사들은 달 착륙선에 스누피를, 그리고 사령선에는 찰리 브라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훗날 이를 두고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의 창조자 찰스 슐츠는 “나의 캐릭터들에게 일어난 가장 특별한 사건”이라며 이 프로젝트 참여를 영광으로 받아들였다.

50년 전 달 착륙의 순간을 함께한 스누피를 매개체로, 우주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달 착륙이라는 인류의 위대한 도전과 스누피 캐릭터에 영감을 받은 한국 아티스트들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한국 현대 미술과 패션으로 풀어낸 스누피의 모습은 무한한 예술적 창조력을 바탕으로 우리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감동의 순간을 제공한다.

스누피의 시작은 찰스 슐츠가 1950년부터 쓰기 시작한 4컷 연재 만화 ‘피너츠 Peanuts’다. 스누피는 찰스 슐츠가 어릴 때 길렀던 애견 스파이크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1950년 10월2일부터 시작한 ‘피너츠’는 찰스 슐츠가 대장암으로 별세한 다음 날인 2000년 2월13일까지 연재되었다. 당시 찰스 슐츠는 문하생도 두지 않고 스스로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스누피의 마지막 모습은 빨간 집 위에 앉아 타자를 치는 장면. 아마도 스누피를 통해 70여 년 동안 사랑과 관심을 주었던 독자들에게 ‘이별’을 고하는 찰스 슐츠의 마음일 것이다.

전시는 스누피의 다양한 모습으로 가득 차 있다. ‘귀여운 스누피는 어떻게 달로 가게 되었을까?’ 섹션에서는 스누피의 달 탐사 참여 과정을 보여 주는 찰스 슐츠 뮤지엄의 오리지널 컬렉션이 전시된다. 또 만화 주인공에서 시대의 아이콘이 된 스누피가 현대 미술의 시선으로 새롭게 창조되는 섹션도 흥미롭다. 포토 존이 함께한 이 섹션에는 한국 현대 미술가들이 창조한 스누피 회화, 조작, 설치 작품 등 약 100여 점이 관객을 맞는다. ‘인싸 스누피’의 패션을 감상하는 섹션 또한 눈길을 모은다.

70살 동안 스누피는 참으로 많은 것을 우리에게 이미 주었다. 필자는 스누피의 다양한 면모 중에서도 특히 물그릇에 얼굴을 비춰 보던, 일종의 나르시시스트적인 면을 좋아했다. 개인적인 감회이지만 그리울 것 같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롯데뮤지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03호 (19.10.1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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