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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돈 찍어내 경제 살리는 건 불가능"…中 공산당 간부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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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룽지 전 총리 아들이자 中 최대 IB CICC 전 회장 주윈라이

"금리인하와 통화완화, 장기적으론 독약에 불과"

中 성장률 둔화에 '부양' 회귀 목소리 커지는 가운데 경고

경제정책 정하는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서 논의 있을듯

이데일리

주윈라이 전 중국국제자본공사(CICC) 회장[위키피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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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하며 내년에는 연 6% 성장률도 기록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도 통화완화 기조로 돌아서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이 주장은 장쩌민 시대 경제정책을 관장하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아들이자 중국국제자본공사(CICC)의 회장을 지낸 공산당 간부가 말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주윈라이(朱云來) 전 회장은 중국 경제지 차이신이 주최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돈을 찍어내는 방식으로 경제를 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전세계가 금융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각국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돈을 찍어냈던 점을 언급했다. 그는 이 같은 부양책이 단기적으론 경기를 부양한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효율성이 무너진 ‘독약’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중국에도 통화완화에 대한 유혹이 몰아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경제 개혁 과정이 당면한 최대의 도전이라고 정의했다.

통화 완화 등 공격적인 부양책에 반대하는 주 전 회장의 주장은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많은 학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인민은행 정책 고문을 역임했던 황이핑은 “경제 둔화를 방어하기 위한 ‘역주기 조절’ 정책을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과도한 통화완화로 ‘금융 좀비’를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보다는 부채문제가 더 큰 문제라는 얘기다.

시진핑 1기 후반부터 중국은 부채를 줄이는 데 방점을 두고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긴축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는 2008년 138% 이후 2015년 232%, 2017년 243%, 2018년 3분기 기준 253%로 치솟았다. 이에 대출을 옥죄고 경기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목표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부양책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중이다.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와 실물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으며 6.0%에 머물렀다. 시장 예상치(6.1%)를 밑돈 것은 물론 1분기(6.4%)와 2분기(6.2%)에 이어 0.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에 내년에는 중국의 성장률이 5%대로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도 약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기존 3.30%에서 3.25%로 0.05%포인트 인하하며 통화완화 카드를 만지작 대고 있다. 1년물 MLF 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의 지침 역할을 하는데, 중국이 1년물 MLF 금리를 인하한 것은 2016년 초 이후 3년 여 만이다.

SCMP는 중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논쟁이 커지는 가운데 12월에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거시경제정책 논의가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라 내다봤다.

주 전 회장은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CICC에서 회장직을 역임한 중국 경제 전문가이다. 2005년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상업계 인사 25인’ 중 15위에 선정됐다. 위스콘신대를 졸업하고 외국계 금융기관에서도 일을 한데다 중국 최도지도자의 2세라는 점 때문에 국제금융과 중국금융을 두루 잘 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포춘지는 “주 전 회장만큼 글로벌 금융계와 중국 관치경제에 모두 정통한 인물은 없다”고 평가했다.

주 전 회장의 아버지인 주룽지 전 총리는 장쩌민 전 주석 아래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한 인물이다. 당시 공산당 지도부의 반발에도 국유기업의 체질 개선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추진해 ‘중국의 고르바초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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