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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사우디, 개혁한다더니…페미니즘 등 '극단주의' 분류했다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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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움직임 차단 위한 '겁주기'로 풀이돼"

뉴스1

취업박람회에 온 사우디 여성 대학생들<자료 사진>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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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가 페미니즘, 무신론, 동성애를 '극단주의'의 형태로 분류했다가 철회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보 담당 기관은 지난 주말 트위터를 통해 페미니즘, 동성애, 무신론과 그 외 30여 개의 범주를 극단주의 형태로 나열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국왕 직속인 이 기관은 12일(현지시간) 이를 철회하고 국영TV를 통해 그 영상이 극단주의를 규정하는 데 다수의 실수가 있었고 영상을 제작한 이가 적절히 일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동영상을 처음 보도했던 로이터통신은 동영상이 "조국을 희생시키는 모든 지나친 것들이 극단주의로 간주된다"고 정의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11일에는 정부가 발행하는 한 신문이 이러한 '극단주의적인 행동'은 투옥이나 태형의 이유가 된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국가안보 책임자가 실수를 인정하고 TV 인터뷰를 가졌고 동영상은 물론 신문 기사까지 내려졌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사우디 정부가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함으로써 무신론이든 동성애든 여성의 진출이든 이런 문제를 논의해온 자국 내 운동가들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해프닝이 "사우디에서 해온 사악한 탄압을 계속하기 위해 만들어낸 허울"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이라크나 레바논같은 아랍 국가들에 들이닥치고 있는 변화를 사전에 막기 위한 일종의 위협이라는 의미다.

사우디에서 동성애와 무신론은 사형까지 시킬수 있는 중범죄다. 그런데 페미니즘이 극단주의 범주에 들어간 것은 이상하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여성의 운전권 등을 보장하는 등 여성의 권리 신장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정부가 페미니즘이 대중 운동 활동으로서가 아니라 왕실이 주도하는 것이 되야 한다고 보고 있는 증거이며, 빈 살만 왕세자도 자신이 원하는 변화만을 용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사우디에서 수년간 여성의 운전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싸운 여성 활동가들은 수감되어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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