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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트럼프, 금리 내리라고 또 졸라 “나도 돈 빌리고 이자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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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뉴욕의 뉴욕경제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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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취임 이후 꾸준히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책을 비난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또 다시 연준을 비난하며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도 다른 국가들처럼 마이너스(-) 수준으로 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연준이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뉴욕의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자신의 경제적 성과를 자랑하며 "나는 이 모든 것을 연준의 기록적인 금리 인상과 양적완화 축소에도 불구하고 이뤄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은 내가 당선된 이후 8번이나 금리를 올렸는데 내 생각에는 너무 빠르고 내릴 때는 너무 느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냐하면 우리는 공개적으로 금리를 너무 내려서 빌린 사람이 빚을 갚을 때 실제로는 돈을 받는 국가들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것을 마이너스 금리라고 하는데 누가 이런 것을 들어 봤나? 내게도 그런 것을 좀 달라"며 웃었다. 이어 "나도 그런 돈을 원한다. 우리 연준은 우리가 그런 돈을 받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너스 금리 이야기에 청중이 조용해지자 "똑똑한 사람들만 박수를 친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나는 이런 행동이 세계를 위해 좋다고 말하지 않는다. 나는 세계 대통령이 아니고 미국 대통령이다"고 말을 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마이너스 금리를 쓰는) 다른 국가들과 경쟁하고 있지만 연준은 우리가 그런 게임에 끼지 못하게 한다. 결국 우리는 다른 국가와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시에 "우리는 다른 곳과 비교하자면 사실 높은 이자를 내고 있다"며 이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일본 중앙은행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앞 다퉈 금리를 내려 시장에 돈을 풀었고 연준의 경우 2008년 12월에 기준 금리를 0~0.25%까지 낮췄다. 연준은 이후 미 경제 사정이 나아지자 7년 만에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며 트럼프 정부 집권이후 다시 금리를 낮춰 올해 들어서만 3번이나 금리를 깎았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은 경제 사정이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아 각각 2014년과 2016년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무역전쟁에 따른 침체 위기와 막대한 국가 부채로 큰 부담을 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그는 지난 8월에도 금리를 독일이나 일본처럼 0%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연설에서 "내가 당선되고 난 다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다우존스 지수는 각각 45%, 50% 이상 올랐고 나스닥도 60% 이상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연준이 우리를 위해 일해 줬다면 각 지수들은 여기서 25%포인트씩 더 올랐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물론 연준이 대통령의 압박에 굴복할 가능성은 아직 희박하다. 연준 산하 샌프란시코 및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들은 이달 발언에서 한목소리로 마이너스 금리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골드만삭스 또한 이달 예측에서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기가 적다며 연준이 2021년 1·4분기까지 금리를 동결한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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