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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미 합참의장 “지소미아 종료는 북-중에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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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 안되게 하겠다’가 한국에 보내는 메시지”

한국 여론·한-일관계 특수성 무시한 일방적 압박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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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13일 일본 언론들과 한 인터뷰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에 대해 “종료된다면 중국과 북한에 이득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오는 23일 0시 종료 예정인 지소미아가 종료되지 않도록 한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일본은 미국의 이런 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밀리 의장은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과의 인터뷰에서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한-일과 한-미, 미-일에 쐐기를 박고 싶어하는 중국과 북한의 기대대로 된다. 갱신되는 것이 한국, 일본, 미국의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실효(종료) 안 되게 하겠다’가 한국 쪽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밀리 의장은 미국이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를 계기로 일본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군사적인 면에서 엄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밀리 의장은 한국으로 떠나는 날인 이날도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만나 지소미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전날인 12일에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고노 다로 방위상,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야마자키 고지 자위대 통합막료장(한국의 합참의장에 해당)과 잇따라 만나 지소미아 문제를 논의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결정은 “지역 안전보장 환경을 완전히 잘못 판단한 대응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으며 극히 유감”이라며 “우리나라(일본)의 수출관리 운용 재검토(수출 규제)와 (한국이 지소미아를) 관련짓는 것에 대해서는 양자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한국 쪽에서 수출 규제가 해제되면 지소미아를 연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이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의 편에 서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당국자들이 최근 잇따라 지소미아 종료를 막기 위해 공개적으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한국 정부의 선택지를 좁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 내 여론 지형이나 정서, 한-일 관계의 특수성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압박이어서, 한국 내에서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소미아를 종료하면 한국이 마치 중국이나 북한 편에 서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는 ‘적 아니면 친구’라는 이분법적인 프레임을 동원함으로써, 오히려 장기적으로 한-미 동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보인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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