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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북미 당국자 모스크바서 만나… 비핵화 실무협상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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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 “조철수ㆍ램버트 만나”… 北 “연내 북미 정상회담 안 열리면 기회 사라져”
한국일보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스크바 비확산회의-2019'(MNC-2019)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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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열린 러시아 모스크바 비확산회의(MNC)에서 북미 당국자가 회동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MNC에 참석한 토머스 컨트리맨 전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 대행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미국과 북한 당국자들 사이에 만남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회동에서 나온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7~9일 열린 MNC에는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과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대북특사,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해 각 정부 대표들의 회동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국내 언론을 통해서는 조철수 국장과 램버트 특사 등이 잠시 조우하긴 했어도 간단한 인사를 나누는 정도의 접촉 외에 본격적인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컨트리맨 전 대행은 이어 MNC에서 북한이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과거와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언급하고, 전 세계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북한의 의지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당시 북한의 조 국장은 “기회의 창이 닫혀 가고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체제 안전보장과 제재 완화 등에 대한 미국의 전향적인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대외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 역시 13일 기사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대화의 기회는 사라진다”며 경고했다.
한국일보

지난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스크바 비확산회의-2019'(MNC-2019)에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대북특사가 참석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그러나 미국은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합의 없이 종료된 후 계속 북한과 대화 재개 의지를 밝히면서도, 북한이 요구한 ‘새로운 계산법’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실무 협상 재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12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지도자대회’에 참석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매우 긍정적인 합의를 보기 전까지는 또 다른 만남은 도움이 안 된다”며 3차 북미 정상회담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우리는 협상에 있어 정말로 강경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 내부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어 협상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토드 영 공화당 의원은 같은 날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한 대담회에서 ‘미 정부가 북핵 협상 재개와 관련해 김 위원장을 설득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미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에게 어떤 내부적 위협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자주 내놓는다”며 우회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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