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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흑사병 발병에 中 베이징 '패닉'…아프리카·미국서도 출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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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멍구 출신 2명 병원서 치료 중…통제 조치 실시

중세 유럽 이후 최근까지 세계 각국에서 발병 이어져

中 SNS서 소식 빠르게 퍼져…흑사병 테마주도 주목

이데일리

중국 베이징 대표 매체 신징바오(新京報)가 흑사병 확진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신징바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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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흑사병(페스트·Plague) 환자 2명이 발생해 시민들이 공포에 빠졌다.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은 치사율이 높은 감염병이다. 이후 치료법이 개발되고 꾸준한 퇴치 노력으로 발병률이 크게 낮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아프리카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출몰하고 있다. 우리나라 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0~2015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총 3248명이 감염돼 584명이 사망했다.

◇네이멍구 출신 2명 확진 판정…“베이징 전파 위험 여전히 존재”

중국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 차오양구 위생건강위원회는 네이멍구(내몽고)자치구 온 2명 환자가 폐 페스트 확진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네이멍구 중부에 위치한 시린궈러맹의 현급 행정구인 쑤니터좌기 출신이다.

위생건강위원회는 환자들이 현재 베이징시 차오양구 한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관련 통제 조치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위생건강위원회는 “베이징이 흑사병의 자연 발생지가 아니지만 진입과 전파의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베이징 당국은 수년 동안 쥐의 전염병 모니터링을 실시했으며 페스트균을 갖고 있는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부언했다.

또한 “흑사병은 치료하지 않으면 30~100%가 사망한다”면서 “잠복기는 대개 1~6일이며 경우에 따라 8~9일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매체 경제관찰망에 따르면 12일 저녁 환자가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 차오양병원에 상황을 문의한 결과, 병원 관계자는 “당황할 필요 없다”며 “모든 것을 제어하고 있다”고 답했다.

두 명의 환자가 생명의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환자가 차오양병원에 있지 않다”며 “이미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상황은 정부 측 정식 발표를 기다려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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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베이징시 차오양구 정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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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서 발병…흑사병 테마주도 주목

흑사병은 페스트균의 감염에 의하여 일어나는 급성 열성 감염병이다. 전신의 피부가 검게 변하며 죽기 때문에 ‘흑사병’으로 불린다. 쥐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페스트균이 옮겨져 발생하지만, 드물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파되기도 한다.

흑사병은 14세기 중기 유럽에서 25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지만 최근까지도 세계 각지에서 발병하고 있다. 현재 중국 동북부·중국 대륙의 오지, 몽골·중앙아시아(러시아) 등에는 보균동물이 잔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미얀마·이란·인도·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 국가에서는 최근 10년간에 유행한 기록이 있다. 특히 2012년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총 256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중 60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국에서도 2009년 이후 흑사병으로 1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아이다호주에서도 1992년 이후 처음으로 흑사병 확진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흑사병에 걸리면 갑작스러운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 사망률이 높아지므로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인터넷 매체 소후(搜狐)닷컴은 당국이 모든 의료기관에 고열 환자를 중점으로 검진할 것을 지시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의료당국의 발표에도 웨이보(微博)와 웨이신(微信·위챗)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불안을 호소하는 게시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흑사병의 원인이나 증상을 설명하는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많은 누리꾼들은 외출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며 야생동물과 접촉을 피하고, 동물원 등에서 설치류를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주식 시장에서는 흑사병 테마주가 주목받고 있다. 의약품 관련 기업은 물론 마스크 제작 회사의 주가도 상승했다.

중국 경제 매체 진룽제(金融界)는 “흑사병이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이 없는 만큼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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