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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민갑룡 "스스로 청렴한지 생각, 시민 기대 못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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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13일 경찰청 반부패 대토론회, 내부관계·온정주의 등 인식개선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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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경찰청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경찰청 반부패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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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버닝썬 사태' 이후 유착 의혹으로 몸살을 앓아 온 경찰이 시민들을 초청해 반부패 토론회를 진행했다. 경찰의 반부패 의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인적관계와 온정주의, 내부고발 보호의 어려움 등 시민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찰청은 13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1층 문화마당에서 '반부패 토론회'를 개최했다. 민갑룡 경찰청장 등 지휘부와 직원, 시민 등 100여명은 토론회가 진행되는 3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

민 청장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스스로 청렴한지 토론회에 말씀에 비춰서 생각하게 됐다"며 "시민들이 생각하는 수준에 저부터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솔선수범하는 의지를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토론회 내용을 종합하면 경찰이 유착 등 부패에서 멀어지려면 처벌보다는 '조직문화와 내부 인식개선'에 무게를 둬야 한다로 요약된다. 현행법과 제도에서 경찰부패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지만 같은 잘못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의환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은 "부패는 결국 경제적 문제다"라고 정의했다. 김 위원은 "경찰은 권력은 세지만 급여는 적다"며 "당장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면 청렴하지 않으면 살아 남기 힘들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희 한국청렴연구소 이사장도 "(경찰은) 상사가 명령하면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수사를 하기 위해선 높은 조직력이 필요하지만 이런 문화가 오히려 내부고발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은밀한 부패는 아무리 감찰을 해도 나오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이 경찰행정에 있어서 느끼는 부패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논의도 오갔다. 구윤모 감사국장은 "시민들은 법위반이 없더라도 소극적 행정처분이나 권위주의, 소홀한 감시체계도 부패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구 국장은 이어 "유능한 경찰과 청렴한 경찰 중에서 승진하는 쪽은 청렴한 경찰이 돼야 한다"며 "어느 부처보다 승진 적체가 심한 경찰은 낮은 사명감과 윤리의식으로 사익을 위한 부패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나 제도문제보다 인식개선이란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등 굵직한 구조개편을 앞두고 있는 만큼 내부조직 개선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보학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사건종결권을 갖게 되면 내부지휘권이 강력해진다"며 "경찰 내사와 내부 사건지휘 등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비리가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의 근본적인 처우개선과 복지 제도도 뒷받침 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내부 인식개선을 위해선 청렴 교육도 논의됐다.

권영철 CBS대기자는 경찰의 이미지가 여전히 비리와 연관성이 높다며 "중하위직 경찰의 금품수수나 향응을 받는 사례가 많다는 건 문제를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측면에서 문제를 바라볼지 처방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시민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경찰관련 학과에 다니는 박모씨는 "경찰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아직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며 "홍보와 개선 취지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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